나는 세계 일주로 경제를 배웠다
코너 우드먼 지음, 홍선영 옮김 / 갤리온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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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가는 고객에게 자신의 상품을 구입하면 삶의 가치가 높아진다는 확신을 심어줘야 한다. 전에 다녔던 회사의 미션(혹은 비젼일지도)중에 이런 구절이 있었다, (we) sell our customers peace of mind. 우리가 만든 물건을 사면 고객이 편안함을 느낀다... 그만큼 품질에 자신이 있다는(혹은 있어야 한다는) 말이겠지만, 이 정도의 자신감이 없다면 판매자가 자신을 갖고 팔기 힘들 것이다.

 

우리는 고등학교 교과서에서 무역이 얼마나 많은 부가가치를 창출하는지 이미 배웠다. 국가간 무역에서 비교우위를 가진 제품을 교환할 때 동등한 가치의 재화 혹은 용역 교환될 때 동시에 비교우위에 있지 못한 것 이상의 가치를 지닌다. 물론 이상적이고 이론적인 경우에는 잘 돌아 가며, 그 저변에는 물건이 제때 도착할 것, 불량이 없을 것, 돈이 제때 지불 될 것 같은 신뢰와 약속을 바탕으로 한다.

 

이 책은 억대의 연봉을 받던 (하지만 바람난) 애널리스트 출신 저자가 자본금 5천만원을 들고 영국에서 출발하여 세계를 한바퀴 돌며 1억을 만드는 이야기 이다. 원저의 제목도 <Around the World in 80 Trades>이고보면, 줄 베른의 소설 <80일간의 세계일주>도 연상된다. 하지만 소설은 필리어스 포그가 하인 파스파르투와 80일간에 지구를 한바퀴 도는게 목적인데 반해, 이 책은 다른 나라를 돌며 그 곳의 상인을 만나고, 또 다른 나라에서 돈되는 상품을 개발하고, 또또 다른 나라의 상인들과 거래하며 때로는 이익을 남기지만 때로는 손해보며 더욱 흥미진진하게 이끌어 간다. 일종의 모험담이기도 하고, 때로는 기행문이기도 하고, 무역의 거래 일지 이기도 하다.

 

공통적으로 이 세상의 장사꾼은 모두 장사꾼이었다. 상품의 품질을 따지고, 그에 따라 가치를 따지고, 손익을 따진다. 또하나 재미있는 것은 가격을 결정하는 것은 수요와 공급 이중곡선의 맞닿은 점만이 아니라, 스토리 텔링, 새로운 것, 수집가의 호기심, 시간, 욕심, 기회 등도 될수 있다는 것이고, 이 바탕에는 그 지역을 떠받치고 있는 문화라고 부를 수 있는 생활 행태 들도 포함된다. 예를 들면 행정절차와 게으른 관리들에 따른 시간 지체, 세금, 행정비용, 관세, 물류비용 같은 것이다.

 

그가 하는 일은 첫 거래를 트는 것이다. 이 나라에서 생산되면서 다른 나라에서 경쟁력을 갖을 수 있는 새로운 상품을 발굴하고, 그 나라에서 거래처를 뚫는다. 장기적인 고객을 소개시켜 줄 수 있다는 것을 납득시킬 수 있다면, 그에게서의 장점은 물건 값을 더 나은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고, 공급자나 판매자에게의 장점은 안정적인 거래처를 확보하여(연락처를 서로에게 알려준다) 장기적인 안목에서 더 큰 이익을 보장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무역을 통한 상품 개발인데, 한정적인 시간내에 어려움이 되었다. 한가지 장점은 현장에서 발로 뛰었기 때문에(더군다나 탄탄한 이론을 바탕으로), 감각적으로 돈이 될 만한 제품을 개발 할 수 있었다. (스포일러가 되긴 싫지만 저자는 목표된 금액을 달성한다) 만약 첫 거래에 공급자와 판매자가 서로 만족하여 재구매의 의사가 있다면 직접 연락하여 거래량, 거래 조건을 조절하여 새로운 계약이 될 것이다.

 

이 책의 저자는 자본주의의 최상부에 있었다. 물론 그 상부는 상거래의 기초 단계를 바탕으로 하여 이루어진 것이고, 수요와 공급과 그 외의 변수에 맞춰진 모델에 따라 막대한 자금력과 물퓸의 이동을 전제로 하여 수치적인 입력으로 모니터상의 수자만의 이동으로 거래를 대신하는 것으로, 실물경제에는 많은 차이가 있다. 저자는 실물 경제에 뛰어들어 자신이 머리 속으로만 알고 있던 지식을 실제로 적용해 본다. 당연히 맞는 것도 있지만, 틀린게 더 많았다. (성공했으니까 성공사례로 이런 책이 나왔겠지만...)

 

책의 전반에 걸쳐 나오는 서양식 유머와 빈정거림, 외국인과 외국 문화을 평가하는 그들의 관점 등도 볼 수 있었다. 그다지 좋아 보이진 않았다. 배울 점도 꽤 있는데, 그중 하나가 잘 모르는 시장은 들어가지 않는다 라는 것이었다. 저자는 우롱차로 돈을 잃는다. 또한 옥으로 조각은 잘 만들었지만 주인을 못만나 영국까지 들고 온다. 또한 제대로왼 전문가의 자문을 받으면 상당히 유리하다는 것도 새삼스레 알았다.

 

한가지 쬐금 아쉬운 점은 (줄 베른의 소설 <80일간의 세계일주>도 그렇지만) 한국은 빠져 있다. 중국도 가고, 대만도 가고, 일본도 가는데 한국만 빠져 있다. 그다지 매력적인 시장이 없어서 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도 내수시장보다 수출위주로 드라이브를 거는 나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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