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종 - 하나님의 권위 아래서 누리는 보호와 자유
존 비비어 지음, 윤종석 옮김 / 두란노 / 2002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누구를 미워한다거나 남의 물건에 손을 대는 것 만이, 술마시고 담배피는 것 만이 죄가 아니라, 불순종이 죄다라는 내용으로 부터 이 책은 시작된다. 모든 근본적인 죄의 시작은 불순종이다. 개인적으로 여기까지 인정할 수 있었고 받아 들일 수 있었다. 성경에서 말하는 순종은,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베푸셨던 사랑처럼 무조건 적이고, 광범위할 것으로 예상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도덕적인 기준으로 볼 때 종교의 기준은 항상 인간이 생활에서 다룰 수 있는 것보다 상위의 개념으로, 때로는 극단적으로 상부에 있는 경우가 많고, 그것을 달성하기 위하여 요구하는 것과 버리는 것은 우리가 생활에서 할 수 있는 것과 포기할 수 있는 것의 정도보다 경험상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책에서 요구하는 순종은 상당히 실질적인데, 그것은 모든 권위에 순종하라는 것이다. 사실 현 정부의 정책에 대해서 비판적인 경향을 가지고 있다. 정책상에 어떠한 문제가 있을 때 설득보다 밀어 부치는 것이 맘에 안든다. 온 국민의 정부라기 보단 지지자들의 이해타산에 따라 움직이는 경향이 싫고, 일단 어떤 결과와 목적을 정해놓고 논리를 껴다 맞추다 보니 논리적으로 거짓이 눈에 빤히 보이는데도, 반대하는 편의 논리를 논리적으로 설명하기 보단, 이념의 문제로 몰거나, 뒤에서 조종하는 조직이 어떠니 하면서 음모론으로 모는, 즉 반대하는 의견을 들을 의지가 전혀 없어 보이기 때문이고, 결과적으로 국론을 분열 시킨다고 보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예로, 한미 FTA, 미국산 쇠고기, 4대강, 종편 몰아주기, 부자 세금 깎아주기, 무상급식 등이다. 대통령은 뼈 속까지 서민이라는 둥, 잠바입고 상인들 악수하고, 서민인 척 코스프레하면서 속을 뒤집어 놓기 때문이다. 또한 반값 등록금은 심리적인 것이었고, 실업률은 3%대로 OECD 최저이고, 물가가 오르자 크게 오른 품목을 덜 오른 품목과 바꿔치기하여 숫자 맞추기만 하는 것도 불만이다.(그렇다면 통계를 내는 이유는 뭐냐)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지도자에게 순종하라고 하고, 권위에 순종하라고 한다. 정말 하나님의 명령 아니면 지키기 힘들 명령이다. 권위는 하나님께서 나온 것이고, 한나라의 지도자는 기름 부어 세운 자이니 성경적으로는 이해가 되지만, 실생활에 적용하기 그리 쉬운 점이 아니다. 물론 성경에서는 순종했다는 것을 안다. 다윗 왕은 사울 왕의 권위를 실천하지도 않았고 심지어 언행에서도 범하지 않았으며, 예수님은 말도 안되는 죄목으로 십자가를 지셨기 때문이다. 변증법적으로 한 사안의 그 너머를 본다면 우리의 안목은 짧은 것이 한이 될 수도 있겠다. 어쩌면 우리의 현대사를 본다면 전두환, 노태우가 대통령의 자리에 있었던 시기를 겪어 봤기 때문에, 또한 독재로 돌아가는 것에 대헤 이토록 경기어린 발작에 가까울 정도로 미워 할 수 있고(그래서 총선과 대선은 야권의 승리로 흐를 가능성이 크다. 2012년 2월의 입장에서 본다면 말이다), 그 결과 더욱 민주주의의 가치가 절실하게 나타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을 읽고 난 후, 정부의 정책을 비난하는 대신, 기도하기로 했다. 문득, 주기도문이 이렇게 끝난다는 것을 생각하게 되었다. 나라와 권세와 영광이 모두 하나님께 있사옵니다. 아멘

 

* 갑자기 연관된 생각이 든 것은, SBS에서 만든 조선왕릉에 관한 다규멘타리 였다.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것을 계기로 만들은 프로였다. 동 시간대에 특히 눈을 끄는 프로가 없어 채널을 여기저기 돌려가며 보다말다 했다. 하지만 그 다큐멘타리의 최종 30분은 경악에 가까웠다. 정조 이후 임금의 왕릉은 주로 풍수지리가 좋은 자리가 아닌, 파묘 같은 다른 이가 터가 않좋아 이장해 나간 가장 최악인 묘자리로 이끌어 간다. 전혀 상식적이지 않았다. 선왕의 묘를 가장 좋은 곳이 아닌 가장 나쁜 곳으로 끌고 간다니. 그러나 현실은 그랬다. 이 때문인지 몰라도 정조이후 조선의 국운은 기울어 간다. 그 이유로 개인적으로 풍수지리의 결과라기 보단, 조정을 책임지는 위정자들이 속한 집단의 이해타산과 맥락이 닿는다는 생각이 든다. 즉, 어떠한 정책을 실행할 때 그 기준이 조선이 부강할까 백성이 편해질까에 관한 기준에 따른 정책이 아닌, 정적에 대한 복수, 당시 집권 세력의 이득, 소수 기득권층의 이득이 기준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 결과가 가장 나쁜 자리로 모신 선왕의 묘자리로 나타났다는 생각이 든다. 그 결과 조선의 쇄락을 가져왔다. 역사가 지금의 선택의 상황에서 과거의 경험을 모아준 선택에 관한 모음집이라면, 과거의 잘못을 반복하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누군가가 그 맥락을 끊어야 한다면, 지금의 우리가 되어야 한다고 본다. 그래서 MB를 비난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기도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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