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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진짜인가, 가짜인가! ㅣ 규장 A. W. 토저 마이티 시리즈 2
A. W. 토저 지음, 이용복 옮김 / 규장(규장문화사) / 2004년 9월
평점 :
진도가 잘 안 나가는 책이었습니다. 내용이 어려워서가 아니라, 내용을 알면서도 실행에 제대로 옮기지 못 할거 같아서, 실은 실행에 옮기면 손해 볼 게 너무 많을 거 같아서, 그래서 의지가 없어서 그 결과 한 페이지가 읽어 나가기가 버거웠습니다.
우리가 주변에 전도할 때 흔히 말하는 예수를 믿으면 온 가족이 행복해지고 복 받는 것, 만사형통한다는 것이 어쩌면 사기치는 말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찾아보니 만사형통이란 말이 성경에는 없는데, 찬송가 <나의 갈길 다 가도록> 가사에는 있더군요. 어쩌면 저를 포함한 세상사람들이 받길 기대하는 ‘복’과 하나님이 주고 싶어하시는 ‘복’의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하나님께서 주는 복을 받기 위해선, 받을 사람에게 복을 받아 누릴 만큼의 수준이 되어야 하고, 받을 수준이란 것이 ‘어느 정도’가 아닌, 근본적으로 뒤엎는 수준일 거 같습니다. 성경에서도 보면 애굽에서 이스라엘 민족이 원했던 복이 떡과 고기를 더 많이 먹는 정도 혹은 진흙과 짚단을 쉽게 얻는 정도였다면, 하나님께서 주고자 원하시는 복을 누릴 정도는, 삶의 기반을 박차고 나와 떡과 고기가 아닌 말씀으로 사는 것을 가르치기 위해 40년을 광야에서 굴렀던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 연장선에서 볼 때, 우리가 흔히 하나님의 능력을 사용해 받고자 원하는 만사형통이 로또를 맞는다 던다, 출퇴근길에 차가 좀 잘 뚫린다던가 하는 정도라면, 하나님께서 주시기를 원하시는 복, 즉 영생이라던가, 죄 사함, 천국 같은 근본적인 복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다고 보여집니다. 오히려 스스로의 노력에 의해 그나마 힘들게 꾸려왔던 집안이 풍비박산 날 수도 있겠다 하는 생각을 합니다. 그렇다면 하나님의 복은, 나의 삶을 근본적으로 재구성하며, 그 외의 모든 것을 포기할 만큼의 가치가 있을까…… 물론 가치가 있다고 봅니다.
이 책 <나는 진짜인가, 가짜인가?>는 어설프게 믿고 있는 제 자신에게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며 파고 들었기 때문에, 또 나는 어디쯤 와 있나 생각하다 보면 생각이 꼬리를 물고 다른 길로 빠져서, 또한, 많은 질문에 대한 제 해당사항은 대부분이 부정적이기에, 양심상 읽기가 쉽지 않았습니다.(제가 책은 다독하는 스타일 임에도 불구하고)
또한 새롭게 생각해 볼 기회도 되었는데, <10장>지은 죄는 쌓이는 것이고, 처벌을 받는다던가 아니면 대신 선한 일을 한다고 해서 해소가 되는 것은 아니라 용서를 통해 사함을 받아야 하고, 그래서 감사해야 하고, 죄를 지은 후 처벌을 받는다고 해소가 되지 않으니 처음부터 죄를 짓지 않는 것이 최선인데, 본성이 죄인이라 안 지을 수 없고, 결국 죄 문제는 내 손에서 해결되지 못한다가 결론인 거 같습니다. 또한 <21장> 봉사 - 전부를 주지 않은 것은 아무것도 주지 않은 것이라는 관점에서 본다면, 그동안 저의 노력을 한 봉사는 단지 하나님께서 저에게 허락하여 주신 능력을 나눌 정도였으니(그것도 거들먹거리면서) 하나님께서 보시기에 그리 만족스럽지 않으셨을 거란 생각도 했습니다. 그러니 이만큼 열심히 했는데 왜 나에겐 떨어지는 떡고물이 없나 하는 생각도 잘못된 것이라는 것도 새롭게 알았습니다.
저 개인적으로 볼 때, 믿지 않았던 20대까지는 그래도 좀 평탄하게 살았지만, 교회 다니기 시작한 30대부터 쭉 올라갔다가 쭉 떨어졌다가 반복하는 거의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습니다. 많은 것을 경험해 보니 단조로운 생활보다 훨씬 재미있기도 합니다. 요새 저의 화두는, 그래도 열심히 신앙생활 한다고 하고 나름대로 사회생활도 열심히 한다고 하는데, 그래서 가만 놔두면 사회에 큰 사랑은 주지 못하지만, 그래도 주변에 큰 해악 안 끼치는 보통+웬만한 인간은 될 수 있을 텐데, 왜 꺼꾸러뜨리셨나 하는 것입니다. 아마 제가 해 나가는 방식은 한계가 있었을 거 같고, 하나님께선 다른 방식을 원하셨던 것 같습니다. 혹은 제가 선택한 방법은 방향을 완전히 잘못 잡았거나 혹은 더 나은 방향으로 가길 원하셨던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책을 읽어 가면서 계속 느낀 것이지만, 이 책은 저의 질문에 대하여 여러 방법에서 제가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도록 객관식 보기를 보여 주지 않나 싶습니다. 그리고 전도할 때, 예수를 믿으면 복 받는다는 말은 조심해야겠다는 생각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