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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키리크스 - 마침내 드러나는 위험한 진실
다니엘 돔샤이트-베르크 지음, 배명자 옮김 / 지식갤러리 / 2011년 2월
평점 :
절판
책의 광고를 보면 폭로 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를 폭로 한다고 하지만, 책의 내용은 폭로라기 보단 위키리크스의 뒷이야기에 가깝다. 사실 뭔가 구린 구석이 있는 숨겨진 내용을 까발려야 폭로지, 이 사이트는 그리 까발려야 할 '꺼리' 없으니 그다지 맞지 않는 표현이고, 단순 궁금증을 풀어주는 정도다. 그래서 내용은 줄리언 어산지는 어떤 사람이고, 다니엘 슈미트는 어떤 사람이고, 이들은 어떻게 만났고, 어떤 계기로 사이트를 시작했고, 어떤 계기로 유명하게 되었으며, 어떻게 운영되고, 까발려진 대상자의 법적 대응은 어떻게 대응하고, 재정을 어떻게 충당되고, 그후에 어떻게 사이가 나빠져서 등이 주를 이룬다.
이들이 이루고자 하는 것은 해커의 목적과 유사한 면이 있다. 정보의 독점을 막고, 정보의 자유화, 정보의 민주화를 위함이다. 하지만 해커의 그것은 보안망을 뚫고 들어가 일반인이 접근할 수 없는 곳을 들어간다는 것과 거기서 얻은 정보를 (불법적인 방법으로 불법적인 것을 포함) 공유한다는 것에 있지만, 위키리크스는 해커처럼 망을 뚫고 들어 가는 것이 아니라, 내부 정보 유출자가 있고, 그들이 제공해준 정보를 가지고, 그것을 여러 경로를 통해 다듬어 공개한다는데 있다.
이들의 출신지는 어지러울 정도로 다국적 이다. 창업자 줄리언 어산지는 호주사람이고, 이 글을 쓴 다니엘 슈미트(가명이지만 본명이 길어 대신한다. 본명은 책의 저자를 보면 되고)는 독일 사람이고, 사이트를 등록한 곳은 미국 캘리포니아고, 첫 폭로 대상은 케이먼 군도에 지점을 둔 스위스 은행이었다. 강간혐의로 체포 당한 곳은 영국이고, 대상자는 스웨덴이고...
여러 폭로 사이트가 있지만 이들이 특히 주목 받는 이유는 투명하다는 데 있다. 예를 들어 폭로 내용에 대해 불만을 갖는다던가, 법적 처벌의 협박을 한다던가 하면 그 주고 받은 이메일 내용도 함께 올린다. 또한 내부고발자인 정보제공자를 철저하게 보호한다는데 있다. 왜 폭로를 하는지, 어떠한 경위로 비밀 정보를 얻게 되었는지 이유를 묻지 않고, 그 내용을 폭로할 뿐이다. 그동안 그들이 올린 정보는 큰 파괴력이 있었다. 이라크의 민간인 학살이라던지, 사이언톨로지의 내용, 스위스 비밀은행의 자금 세탁 및 저장 방법, 미국의 아프칸 전쟁기록 등 이다. 물론 이 책은 그 폭로된 내용을 설명하거나 언급하지 않는다. 다만 그 폭로된 정보에 관한 뒷이야기, 즉 내부 정보제공자 중의 첫번째 처벌자 브래들리 매닝의 발각, 그를 돕기 위한 변호사 비용을 위한 모금활동, 싸이코 같은 창업자와의 관계, 의사소통의 문제들, 폭로될 개인정보 신용카드 번호 지우기, 언급된 동명이인의 피해, 법적 문제, 서버 문제 같은 것들이다. 다만 어산지의 언론 플레이와 성폭행 처벌, 부수적인 개인정보 유출로 인한 피해 등이 복잡하게 얽혀 문제가 파급되는 것등은 문제점이다.
그리고 창업자와 글의 필자간의 관점에 따른 사변적인 이야기, 즉 의견의 차이로 suspended 되서 새로운 사이트(오픈리크스.org)를 차렸다 같은 이야기가 이어진다.
위키리크스 같은 폭로 전문사이트가 앞으로 갈 길은 주목할 만하며, 어떤 사이트길래 같은 순수한 호기심을 풀어줄 책으로 한 번 읽어 둘 만하다. 점심식사 할 때 직장동료들과 할 말 없을 때 나눌 만한 정도의 정보를 담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