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끝에서 오다 믿음의 글들 22
김성일 지음 / 홍성사 / 1983년 12월
평점 :
품절


김성일씨(장로님)의 장편소설이다. 부인이 암으로 투병할 때 병상 앞에서 아내를 살려 주면 하나님을 위하여 책을 쓰겠다고 약속 하였고, 실제 그 부인이 암에서 나아서 그 약속으로 이 소설을 썼다고 한다. 주인공인 임준호의 1인칭 싯점으로 성경과 예언을 소재로 한 소설로 종교적인 색채가 강하여 종교 분야에만 한정될 뻔하였으나 예상을 뒤엎고 한국일보에서 일일 소설로 연재 하기도 하였다. 

주인공 임준호는 넉넉한 집 아들로 어머니로 부터 치맛바람의 지원을 받으나, 할머니 밑에서 자라는 이세원에게 언제나 1등을 빼았기며 자란다. 즉 라이벌이긴 하지만 늘 2등이었다. 소설은 임준호가 우연하게 같은 직장에서 일하며 진급이 빠른 이세원의 가방을 건네 받는 것에서 부터 시작한다. 그 안에 들어 있는 낡은 성경책을 보면서 그 책(성경)을 탐닉하게 된다. 그 낡은 성경 한권이 이세원의 힘의 원천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또한 임준호의 전애인이자 이세원의 아내인 문영실과 엮이고, 북한 공작원과 형제, 남북 분단의 문제등과 함께 꼬면서 문제가 나오고 풀어 내고 한발자국 나가서 또 새로운 문제가 나오고 풀고 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며, 한국, 일본, 프랑스, 그리스, 레바논, 이스라엘등 여러 나라를 넘나들며 진행된다. 무역회사에 일한 경험이 있는 작가의 글 답게 비행기 탑승 전후, 항공사, 공항, 승무원들의 묘사가 독자에게 재미를 덧붙인다. 한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글쓴이의 싯점이 1980년대 초라서 그 당시의 최첨단의 장비인 텔렉스, 편지, 장거리 전화 연결등이 묘사되지만, 이러한 시대적인 변화의 문제로 글의 긴박감과 재미를 약간 반감시키기도 한다.(정말 약간이다)

내가 개인적으로 이 소설을 처음 접한 것은 한국일보에 연재될 때였다. 어린 나이였지만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난다. 또한 신문 지면의 한계로 재미있을 만 하면 '다음주 이시간에...' 하면 끝나는 연속극을 보는 것처럼 몇자 읽으만 하면 끝나 아쉽고, 그렇기에 기대감으로 흥미있었다. 그 당시 기억으론 다른 신문을 구독하는 바람에 소설의 끝을 보지 못했던 거 같다. 몇년이 지났을 때 갑자기 궁금하여 도서관에서 이 책을 찾아서 읽은 기억이 있다(이것도 십수년 전의 이야기이다). 

요근래 어머니가 입원하셨다. 입원실 휴게실에서 우연하게 꽂힌 책을 찾아 내었다.(원래 이런 곳 한구석에 오래된 소설이 먼지에 덮혀 있기 마련이다) 그리고 흥분하였다. 환자의 보호자란 가끔은 아주 바쁘지만 많은 시간을 적막함과 두려움과 싸워야 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이 책은 그런 기나긴 시간을 지루함을 날려 버리기에 충분했다. 처음 그리고 두번째 읽었던 때보다 더욱 이 책이 재미가 배가된 이유는 내가 그동안 세상을 살아 오면서 경험했던 것도 양적으로 늘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근본적으로 크게 달라진 점은 신앙을 가졌기 때문이었다. 책 속에서 풀어나가는 문제의 힌트로 인용되는 성경의 한구절 한구절의 의미를 알기에 그 박진감은 그 전에 읽었을 때의 재미와 비할 바가 아니었다.

이 책은 속편도 있다. <땅끝으로 가다> 이다. 당시 이 책을 썼던 김성일 씨는 지금 작가가 되었고, 내가 기억하는 추리소설 작가 김성일 씨와 동일 인물인거 같기도 하고(아닌거 같기도 하고) 지금은 장로님이 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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