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쓰고 싶은 말이 다 있는 영어일기 표현사전
하명옥 지음, Merrilee Brinegar 감수 / 넥서스 / 2005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영어일기 표현사전> 정말 적절한 제목이다. 영어 혹은 영어공부의 많은 분야 중에서 '영어일기'와 '표현사전'의 촛점이 맞춰져 있다.

1) 영어 일기 - 우리 한국인들에게 영어를 늘리기 위한 방법 중에 영어작문 만큼 좋은 방법이 또 있을까. 우리는 문법과 reading 위주로 그것도 문제 풀이 위주로 공부했기 때문에 영어 시험에 관한 문제 풀이는 어느정도 되지만, 실제 영어를 써야 할 경우에 꽝인 경우가 많다. 일단 듣기는 들인 시간에 비례하는데, 말하기와 쓰기는 연습이 필요하다. 우리 말로 할 말 혹은 쓸 말을 먼저 생각하고, 영어로 바꾸면 콩클리쉬가 될 가능성이 크고, 또 시간도 많이 걸린다. 대화나 글쓰기는 짧은 시간에 이루어져야 하므로 결코 좋은 방법이 아니다. 즉 처음부터 영어식으로 생각해야 영어식으로 말을 하던지, 영어식으로 글을 쓸 수 있다. 

그럼 영어작문 연습한답시고 주제 정해놓고 쓰려면 정말 뻘쭘하고, 가장 쉬운 글쓰기의 첫걸음은 일기이다. 일단 그날 일어난 일에 대해서 잘 알고 있으니 단순히 생각을 영어로 옮겨 놓으면 되니 말이다. 이런 면에서 본다면 이 책 <영어일기 표현사전>을 지으신 분의 의견에 적극 공감하며, 적극 추천한다.

2) 표현사전 - 일단 이 책에는 다양한 표현이 담겨져 있다. 더 큰 장점은 주제별로 나눠져 있어, 머릿 속으로 어떠한 것을 생각한 후 찾으면 다양한 표현을 골라 사용 할 수 있다. 즉 관념적으로 생각에 있던 것을 구체화 시킬 수 있다. 특히 다양한 표현이 있다는 점에서 주관식보다 객관식에 익숙한 우리에게 골라 쓸 수 있는 장점이 강점이다.

3) 그러나 이 책의 문제는 '영어일기'와 '표현사전'을 묶어 놨다는 것이다. 일단 주제를 찾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가나다 혹은 ABC 순으로 되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일정한 순서로 되어 있지도 못하다. 즉, 이 책의 구성과 순서를 전부 통달하고 있어야 영작을 하다가 막혔을 때, 바로 찾아 볼 수 있다. 책의 전부를 보기 전, 혹은 책의 순서를 달달 외우기 전까지는 갑자기 어려운 영작문이 코 앞에 닥쳤을 때,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릴 것을 각오해야 한다. 글쓰는 분들은 어느정도 알것이다 본다. 머릿 속에 있는 내용을 다다다다 써야 하는데, 한 구절 혹은 한 문장에 막혀서  다른 데 신경쓰다가, 갑자기 무엇을 쓰다가 말았던가 잊어 버려 그 허탈하면서 께름직한 기분을.

그래서 '모'도 될 수 있고, '도'도 될 수 있는 책이다. 책의 순서에 능숙하게 될 때까지, 어느 정도 시간의 투자가 필요하다. 그렇다면 기회비용의 측면에서 이 책에 그만한 시간을 투자할 가치가 있을까, 혹은 그 시간을 다른 책에 투자한다면 더 좋은 효율을 얻을 수 있는 다른 좋은 책도 많을 텐데. 그 해답은 각자의 상황에 달려있다고 생각한다. 즉, 좋은 수도 있고, 나쁠 수도 있다. 그래서 모 아니면 도인 책이라 생각한다. 

* 한가지 팁을 드린다면, 영어작문을 쉽게 쓰시길 바란다. 우리가 주로 써야 할 글은 영문학 전공자가 아닌 이상, 보고서같은 설명문 일텐데, 영어문법을 꼬아서 쓴다면(우리가 reading 시간에 배웠던 것처럼), 영문을 통해 우리의 생각이 잘 전달이 되지 못할 수도 있다. 글을 쓰는 목적은 독자에게 나의 생각을 전달하기 위함이지, 내 영문법이 맞나 틀리나, 독자가 내 영문법을 알아 듣나 못알아 듣나 시험하기 위함이 아니다.  

실제로 제가 논문 초본을 써 갔을 때, 저의 지도교수님께서 다음날 돌려 주시면서, 네 영어는 어려우니 다시 써오라고 하셨다. 참고적으로 저의 지도교수님은 미국사람이고 33년동안 교수 하셨다. 그런 분께서 한국사람인 내가 쓴 영어 글이 어렵다고 하셨다. 우리 교수님의 이야기는 이렇다. 네가 지금 쓰는 글은 내용이 어려운 것이다. 이 논문에 대하여 사전지식을 갖지 못한 사람도 이 논문을 읽을 수 있어야 한다. 내용도 어려운데 문법을 비비꼬아 놓으면 내가 아는 지식이 정확히 전달되지 못할 것이다. 말이 되지 않은가? 그런데도 나는 내 논문 초본을 제대로 고치지 못했다. 결국 지도교수님께선 (내가 영어 못하는 것을 아시고) 내 논문의 거의 대부분을 다시 써 주셨다. I am Tom. You are Jane. 거의 1형식 아니면 2형식인 문장으로 고쳐 주셨다.

우연히 가까운 이웃 학교의 Law school에 고등학교 선배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 우와 영어로 법조문을 쓰고, 소송문을 쓰려면 영어 정말 잘하야겠다고 했다. 그 선배의 말은 단호했다. 아니. 미국의 법대에서는 I am Tom. You are Jane. 으로 쓰라고 가르친다고 했다. 그렇다 법조문이나 소송문 역시 의미를 전달하는게 목적이지, 어려운 영문법을 비비꼬아 이렇게도 해석이 가능하고 저렇게도 해석이 가능하면 어떻게 되겠는가. 더우기 법률용어는 전문용어라 이미 충분히 어려운 단어를 쓰고 있지 않은가.

영어는 쉽게 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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