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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코 샤넬 - 내가 곧 스타일이다
카타리나 칠코프스키 지음, 유영미 옮김 / 솔출판사 / 2005년 4월
평점 :
품절
코코 샤넬의 일대기를 전기 형식으로 쓴 책이다.
나 같은 엔지니어가 코코 샤넬 같은 디지아너에게 관심을 갖은 것은 몇 일전 본 비디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에서 또 다른 직업세계를 보았기 때문 이다. 물론 그 영화는 악마도 안나오고, 프라다도 안나온다. 메틸 스트립이 맡은 심술궂은 패션잡지 편집장과 앤 해서웨이라는 눈이 매력적인 여배우가 나올 뿐이다. (또한 패션은 없었다 생긴 새로운 직업군이란 뜻이 아니라, 나에게 개인적으로 몰랐다가 관심이 생겼다는 의미입니다)
이 책의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코코 샤넬에게 뿜어 나오는 것은 무엇보다 자신감이었다. 유년기의 환경에 처음부터 좌절하지 않았고, 항상 꿈을 잃지 않았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서 열심히 살았다. 그녀에게 많은 남자들이 있었는데, 진정으로 사랑했던 보이 카펠을 빼고, 나머지는 코코 샤넬의 꿈을 이루기 위한 수단에 지나지 않았다. 그 바탕에는 자신감이 있었다. 실은 자신감의 차원을 넘어선 자만심이라던가 허황된 뻥도 있었지만 말이다. 하지만 코코 샤넬이 한세대 패션을 이끌었던 사실은 부인하기 힘들다. 그녀에겐 선구자적 안목이 있었고, 그것을 현실에 옮길 만한 능력이 있었다.
부모님 이야기나 유년기 같은 어두운 면도 언급이 된다. 그녀의 남자도 줄줄이 언급된다(나중엔 누가 누군지 헷갈린다). 나치에 협력했던 일도 언급이 된다. 경쟁자에게 그리고 같이 일하는 사람들에게 독설도 간간히 소개가 된다. 같이 일하기에 상당히 까다로운 보스였을거 같다. 그래서 인지 주변에 친구들이 자주 바뀌고 또한 진정으로 마음을 나눌 사람이 많이 없었서 외로움을 많이 느꼈던 것 같다. 아마 선구자나 천재에게 있을법한 (그래서 그들에게만 용납이 되는) 무례함이 느껴진다. 표지의 사진속에 당찬 할머니의 모습이 있다. (책 속 93페이지에는 조각같은 아가씨의 옆모습이 있고, 69페이지엔 이목구비가 뚜렷한 앞모습이 있다) 아주 미인이라고 볼순 없지만 특유한 아름다움이 있고, 모든 사진에서 카리스마가 느껴진다. 당시의 남성들에게도 매력이 있었을거 같다.
코코 샤넬이라는 패션의 선구자를 인간적으로 접할 수 있는 좋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