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 장소에 일찍 도착하게 되면, 자리가 비었다는 것을 발견할 뿐이다. 그러면 빈자리에 앉아 맞은 편의 빈자리를 바라보면서 그 빈자리를 채울 다른 사람을 기다린다. 기다리는 동안 그가 지금 무엇을 할까, 오고 있는데 차가 막히나, 혹시 잊은건 아닐까, 전화를 할까 생각에 잠긴다. 약간의 궁금함과 걱정과 함께... 마침내 나타난 상대방은 더욱 반갑다.
약속에 늦게 되면, 일단 마음이 급해진다. 기다릴 사람에게 약간 미안함이 들기도 하고, 늦은 이유에 대해 그냥 사실대로 말할까 아님 다른 핑게를 댈까 도망할 구멍을 찾기도 한다. 혹시 약속한 상대방이 나보다 더 늦으면 다행일텐데 같은 생각도 한다. 전화를 할까 하다 금방 도착할테니 기다리겠지, 그냥 가자. 도착했다. 멀리서 나를 위한 빈자리 앞에 그가 앉아 있다. 이미 나를 위해 몇분을 기다렸을 그가 고맙다. 웃으며 나를 반갑게 맞아주는 그의 얼굴을 보니 더욱 반갑다.
오랜만에 보는 옛 친구가 반가울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