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산성
김훈 지음 / 학고재 / 2007년 4월
평점 :
절판


내 개인적인 생각으로 작가 김훈은 현재 한국 최고의 작가다. 오랜 신문기자생활에서 나온 글이라 그런지(그렇다고 신문기사 같다는 뜻이 아니다) 소설진행에서 극적인 설정이 없으면서도 소설의 앞뒤가 잘 맞아 떨어진다.  

이 소설<남한산성>은 병자호란 배경으로 말에 관한 소설이다. 책의 서문(5p)에 있는 세 줄의 글에서 작가가 이 소설을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바가 나타난다. '밖으로 싸우기보다 안에서 싸우기가 더욱 모질어서 글 읽는 자들은 같힌 성 안에서 싸우고 또 싸웠고, 말들이 창궐해서 주린 성에 넘쳤다.' 사실 그렇다. 말이 말을 만들고 그것이 사건의 본질을 압도하는 일이 지금도 주변에서 심심지 않게 일어난다. 서글픈 일이지만 현실에 분명히 존재하는 일이기도 하다.

나는 책에 낙서를 잘 하지 않는다. 중요한 단어에 밑줄 긋는 것도 싫고, 책 귀퉁이를 접는 것도 싫어한다. 내가 하지 않기 때문에 남이 나의 책에 흔적을 남기는 것이 싫다. 우리 와이프가 책에 밑줄 그거가며 보는데 정말 싫다. 그런데 이 소설은 내가 밑줄을 그어가며 읽었다. 비슷한 상황이 오면 인용하고 싶었다. 소설의 곳곳에서 그가 상황을 은유하고 혹은 상징으로 표현하는 말은 말장난과는 격이 다르다. 혹시 내가 작가가 된다면, 김훈 같은 작가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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