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지식인의 독서 노트 - 책 읽기에 대한 사유와 기록 조선 지식인 시리즈
고전연구회 사암, 한정주.엄윤숙 엮고 씀 / 포럼 / 2008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선비처럼 살고 싶었다.

몇 년전 조선시대의 선비에 관한 논쟁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현실을 모르거나 도피해 있는 나약한 선비말고, 세습되어온 계급으로 민중을 압박하는 삐툴어진 선비 말고, 현실에 충실하면서 시대를 이끄는 리더로서 선비 말이다. 그 당시엔 대부분의 선비들이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그 근거는 임진왜란이나 병자호란, 을사늑약 같은 국난에 닥쳤을 때 백성들이 힘을 모았다는데 있다. 민중들은 원래 그렇지 않냐고? 중국 민중들을 보면 더 분명해 진다. 그들은 불합리한 정권으로 바뀐다고 해서 혹은 외적이 처들어왔다고 해서 스스로 일어난 적이 거의 없다. 20세기초 중국의 일제 침략과정을 보면 초기에 전쟁다운 전쟁이 없었다. 윤봉길의사의 도시락 의거가 있기 전까지는. (나라 망한다고 국채보상운동, 금모으기 하는 나라는 아마 우리밖에 없을 거다)

쓸데없이 서론이 무척 길어졌는데, 다시 본래 길로 돌아오자. 내가 읽은 책은 엄밀히 말하자면 구판, 즉 2007년 3월에 발간된 빨간 표지의 책이다. 이 빨간책(편의상 이렇게 부른다)은 올 2008년 개정판이 나오면서 절판되었다.

구판의 내용도 만족하는데, (절판까지 시키고) 개정이 되었다니 더욱 기대가 된다.(그렇다고 개정판을 사서 보겠다는 뜻은 아니다)

책의 내용은 고전연구회 소속의 글쓴이들이 조선시대에 살았던 문인들의 문헌에서 발췌한 학문에 임하는 자세, 더 말하자면, 책을 대하는 자세 그리고 책읽기에 관한 내용이다. 현대에 사는 우리에게도 다를게 없다. 같은 내용을 우리에게도 적용하면 얼마든지 적용 가능하다. 물론 현대인들에게 적용 가능한 내용만 발췌하지 않았나 싶다(글쓴이들의 노력 덕분에). 물론 원본 출저와 편집자의 해설도 곁들여 있다.

선인들의 문헌에서 발췌한 것이니 창작에 비해 거저먹기가 아닐까 하기 쉽겠지만, 원래 편집이란 것이 방대한 내용을 조사하고 이해하고 찾아가며 이 책의 주제에 맞게 선별해야 하니 더 어려울 수도 있다. 특히 이 책은 수많은 내용에서 골랐을 테니 더 많은 시간을 들였음에 틀림없다.

혹시 학문의 과정에 계는 분께서 다시 마음을 잡고 싶으면, 틈틈히 이 책을 보면서 선인들이 생각을 음미하면서 가다듬는 것도 좋을 것이다. 우리보다 시간을 앞서 사신 분들께서 전통을 중요시 여기면서도 자유로운 생각을 우리가 더듬어 보는데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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