론리 플래닛 스토리 - 여행을 향한 열정이 세상을 바꾼 이야기
토니 휠러, 모린 휠러 지음, 김정우 옮김 / 컬처그라퍼 / 2008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해외 여행...

이 말을 들을 때 비행기 일등석과 골프와 파티를 연상하는 사람은 이 책을 사지 않아도 좋을 것이다. 또한 단체 단체 패키지 여행을 연상하는 사람도 이 책을 사지 않아도 좋을 것이다. 다만 여행과 자유를, 혹은 배낭을 동격으로 놓는 사람은 이 책을 반드시 사서 보아야 할 것이다. 이 책의 글쓴이 부부가 바로 원조, 선구자, 시초, 단초, 선각자 (무엇이라 이름 붙이던) 바로 그들 이기 때문이다.

Lonely Planet가 유명한 여행에 관한 가이드 서적이라면, 이 책은 그 시리즈를 시작한 사람에 관한 이야기이다. 이 책이 나오기 까지의 이야기가 여행서적 만큼 흥미롭다. Lonely Planet이 어떤 가이드북이냐, 혹은 여느 가이드북과 무슨 차이가 있냐 궁금해 하는 분들이 혹시 있다면 <딴지일보>에 소개글을 찾아 볼 것을 권한다. 이 Lonely Planet 시리즈는 여행객의 눈으로 한 나라를 적나라 하게 까발린다. 즉, 한국에서 싸고 좋은 숙소는 어떻게 찾을까 라는 질문에 이 책에서 그 지역의 티켓다방 아가씨에게 물어보라고 과감히 답한다. 입국시 금지된 물품 갖고 들어가는 법, 심지어 관세를 물지 않는 방법 들도 나와 있다. 몇몇 나라에서 이 책은 압수목록이고, 스파이들이 현지에 파견할 때 사용하는 책이라고도 한다.

배낭여행은 낙천주의자 들에겐 즐거움의 연속이고, 비관주의자들에겐 불만의 연속일 뿐이다. 배낭 유목민에게 비일비재한 예정에서 틀어진 고속버스 시간표라던지, 불편한 잠자리와 거칠은 음식은 어떤 이에겐 추억의 제목인 것 처럼, 불만주의자에겐 불평의 제목일 것이다. 하루치 고생를 넘기고 잠자리에 들기 전 마시는 뜨끈한 맥주 한잔이 우아한 이브닝 드레스를 입고 마시는 칵테일과 단순 비교 할 순 없듯이, 그렇다고 해서 어떠한 상황에서 최선의 선택을 비관하며 스스로 고통받을 필요도 없을 것이다. 그 자체가 만족이고 행복이고 즐거움이다.

이 책의 곳곳에 자유가 묻어 있다. 부부가 같은 부족 출신(=배낭족)이라 좋았을 것이다. 그래서 부럽다. 다른 부족이라면 한 사람은 불평꾼이 될 뿐이고, 즐거움을 순식간에 존재 자체가 고통으로 바꿔 놓는다. (그래서 난 내가 갈 길을 가려고 한다)

이 책 <론리 플래닛 스토리>의 이야기를 풀어 가는 방식도 <론리 플래닛>의 말투의 연장선에 있다. 약간의 빈정거림과 농담 섞인 말투와 해방구를 찾아가는 느낌, 새로움을 찾아가는 것, 도전, 범인(凡人)으론 감히 상상도 못할 아이디어... 책의 대부분이 여행, 에피소드, 돈 걱정, 그리고 해소 가득차 있다. 그래서 불만이냐고? 아니다, 그래서 좋다.

한 가지 불만은 공식적인 책 소개 광고에서 마치 이 책이 영국에서 호주까지 여행한 젊은 히피 부부의 배낭여행기처럼 소개되고 있는데, 그것은 이야기의 도입(정확히 59페이지까지)일 뿐이다. 그 다음부터가 진짜다. 이 부부가 여행하면서 동시에 여행서적을 집필 하면서, 한편으론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으면서, 한편으론 열정으로 여행서적을 하나의 사업화를 이루어 가는 과정이 흥미진진하게 엮여져 있다. 서양인 특유의 유머와 함께.

처음의 여행기가 별 한 두개의 값어치가 있다면, 중반 후반부는 별을 줄 수 있는 최고의 갯수를 주고 싶다.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최고의 점수 별 다섯개는 이 론리플래닛 창립자 부부의 열정의 댓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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