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일을 앞두고 선택해야 함에 있어서 믿음의 선택은 무엇이고, 현실과의 타협안은 무엇인지의 경계선은 생각한 것보다 간단하지가 않다. 어떤 때는 하나님의 뜻이라고 생각하고 결정했는데, 아닌 것 같은 때가 있고 어떤 때는 믿음의 선택을 알지 못해 현실과 타협하여 안주하고자 하는 때도 있다.

과연 어떤 것이 믿음의 선택일까?

얼마 전까지만해도 호주에 이민가는 문제로 고민했었다. 불안한 정치, 경제. 그리고 앞으로 생길 나의 아이들의 교육에 대한 수많은 물음표와 걱정들. 좀 더 자유롭고 편하게 '먹고 살기'위해 고안해 낸 나의 생각이었던 것 같다.

어떤 것이 믿음의 선택일까? 호주에 가서 새로운 인생을 개척하는 것이 하나님의 뜻이라고 믿고 진일보하는 것일까? 아님, 이 나라, 하나님이 태어나게 하신 곳에서 하나님의 뜻을 바라며 하루하루 감사함으로 살아가며 인내하는 것일까? 두 가지 선택 모두 나에게 믿음을 요구하는 길이지만, 나는 어떤 선택 앞에서 감히 이것이 하나님의 뜻이라는 확신을 얻기까지 많은 갈등과 혼란을 겪는다.

결혼 만해도 그렇다. 과연 이 사람을 사랑하는 내 감정이 나만의 순간적인 감정일까, 혹은 이 사람이 나를 위해 하나님이 보내주신 나의 반쪽일까에 대한 고민도 수도 없이 많이 했었다. 약속의 말씀도 찾고, 기도도 했고, 상황을 통한 인도하심이 있어 결혼을 하게는 되었지만, 내가 그런 선택을 하기까지는 시간도 많이 걸렸고, 많은 고민과 염려(?)가 있었다.

믿음과 타협의 애매한 경계선에서 내가 주의해야 할 점은, 하나님의 인도라는 확신이 없이는 움직이지 말자는 것이다. 오늘 아침, 사사기 18장 말씀을 통해서 말씀에 기초하지 않은 선택에 대해서 생각해 보았다. 나도 소극적이고 혼란스러운 단지파와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들은 약속을 받았지만, 약속대로 살지 못했다. 그들은 하나님이 주신 기업을 잃어버렸고, 이제 다시 그 땅을 찾고는 있지만, 하나님의 인도하심에 대한 확신을 바라기 보다는 그저 자신들에게 필요한 땅을 구하는데 급급한 모습을 발견했다.

나도 비전에 이끌림 받는 삶을 살고 있는게 아니라, 내가 정한 목표에 떠밀려서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는 건 아닐까? 하나님 앞에서 할 일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하지 말아야 할 일을 과감하게 버리는 것도 참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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