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모든 순간에는 선택이라는 요소를 빼 놓을 수가 없을 때가 많다. 나는 매일 아침 시계소리를 들으며, 일어날까, 좀 더 잘까를 선택해야 하고, 학원까지 걸어갈까, 버스를 타고 갈까, 김치를 먹을까, 소세지를 구울까, 운동을 하러 갈까, 바이올린 연습을 할까...
선택은 곧 시간이다. 어떤 선택을 하느냐는 그 날 하루를 색칠하는 물감이 되고, 그렇게 칠해지는 물감은 시간을 채워 우리의 삶을 만들어 가는 것이다.
어렸을 때 그런 만화책이 있었다. 한 페이지마다 내용이 있었고, 페이지의 맨밑에는 Yes인경우 32페이지로, No인 경우 48페이지로. 내 선택에 따라 주인공은 내 뜻과는 전혀 다르게 초반에 죽어버릴 수도 있었고, 또는 내 예상대로 해피엔딩으로 끝나기도 했다. 아이들을 위한 간단한 만화책이었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선택의 중요성에 대해서 알려준 책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크고 작은 선택의 순간 중에서 가장 중요한 선택은 사람에 관한 것일게다. 어떤 사람과 함께 일을 할 것인지, 어떤 사람과 함께 살 것인지, 어떤 사람들이 있는 모임에 속할 것인지는 삶의 선택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문제라는 생각이 든다. 그 문제는 서두를 일도 아니고 조바심낼 일도 아니다.
선택을 하고 나면 늘, 내가 과연 맞는 선택을 한 것일까. 내가 그 때 그런 실수를 해서 선택을 잘못해서 지금 이렇게 힘든 것이 아닐까 고민하게 되는데, 그것은 아마도 내 삶이 이렇게 실패로 끝나지 않을까에 대한 두려움과도 같은 고민일 것이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은 문제에 대한 직면을 피하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하고, 시도하지 않고 또한 실패도 하지 않는 삶을 살게 한다. 하지만 어제 들은 말씀 중에서 이런 말씀을 기억한다. 깊은 골짜기를 내려가야 그 곳에 맑은 샘물이 있으며, 깊은 계곡으로 떨어져야 그 곳에 물고기가 있다는 것.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선택하는 것, 문제를 두려워하지 않고 직면하는 것. 그것은 삶을 살아가는 젊은 태도이고 긍정적이고 진취적인 마음 자세다. 오늘의 실패를 통해 조금 다치고 여기저기 멍이 들더라도, 그 깊은 골짜기에서 맑은 샘물을 마실 수 있게 되기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