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아침에 늦잠을 잤다. (이렇다니까..) 7시에 분명히 핸드폰 알람을 맞춰놨는데..  모르는 척하고 그냥 다시 잠들어버렸다. 한시간 반이나 지나서야 겨우 눈을 떴는데, 요즘은 8시가 넘어야 해가 뜨는 것 같다. 오늘 하루쯤은 그냥 또 이렇게 여유부리며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사실은 늦게라도 빨리 빨리 준비하고 학원에 나가 이것저것 해야할 일들을 마무리하고 연습도 좀 하려고 계획했었으나 미니콤포넌트에 얼마전에 산 <하울...> OST를 끼워넣고 play    버튼을 누른 것부터가 잘못됐다. 언제나 음악은 사람을 여유롭게 하고, 상념에 젖게 만든다. 이번 하울 OST는 그 정도가 심하니 아침부터 사랑하는 남자친구와 하늘을 나는 상상이나 해대니 이렇게 늦장을 부리지 않고 배겨나겠는가.

기분좋게 화장을 하고, 오늘은 성의있게 렌즈를 끼기로 했다. 일요일과 월요일은 안경을 쓰고 다녔다. 워낙에는 일요일만 끼려고 생각했었는데, 그나마도 월요일이 되니 귀찮더라. 어제도 그냥 안경을 썼다. 처음엔 우리 학원 아이들이 놀라는 것 같더니 이젠 자주 봐서 그런지 이상하게 생각하지도 않더라. 아이들은 참 예리한 눈과 다양한 관심을 가졌구나 생각한다.

월요일은 난 청바지를 입고 싶다. 사실 일요일날은 교회에 가기 때문에 몸에 꼭 맞는 정장이나 암튼 불편한 옷을 입을 때가 많다. 그렇게 하루를 보내고 나면 그 다음날이 월요일은 그런 불편한 옷은 쳐다 보기도 싫을 때가 많다. 그러다보면 자연히 월요일은 정장을 좀 해야지..하다가도 편하게 입게 된다. 그 여파로 아예 렌즈도 빼고 안경을 끼게 되는 것 같다.

그치만 화요일은 다시한 번 refresh하는 마음으로 정장을 한다. 주로 치마를 입을 때가 많은데, 내 생각에 이건, 월요일처럼 한 주를 시작하는 첫 날 무지 편하고 입었다는 죄책감에서 비롯된 것인지도 모르겠다. 오늘도 어제의 여파로 치마를 입고 렌즈까지 끼웠지만, 일찍부터 학원에 나가기가 싫다. 오늘은 왠지 make-up도 무겁게 되어 사람이 시커매보인다. ㅡㅡ; (입술색깔 하나 바꿨을 뿐인데..ㅋㅋ)

빈속에 커피를 마시는 것이 몸에 좋지 않다는 것쯤이야 너무나 익숙하게 잘 알고 있는 것이지만.. (그런 이야기는 늘 항상 듣는다. 누구에게서건, 어디서건. 커피이야기가 나오면..) 그렇지만 이렇게 여유롭고 편안한 오전 시간에 커피가 빠진다면 너무 서운하지 않을까? 냉장고를 열어봐도 먹을 것이 없다. 커피라도 마시고 여유있게 나가야겠다.

그런데.. 이를 어쩐다..  이제는 <하울..>을 넘어서 3번째 CD가 돌아가기 시작했으니...미켈란젤리의 쇼팽 연주가 흘러나온다.. 아무래도 오늘은 늦장을 오래 부릴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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