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저히 피아노를 안 치고서는 안 되겠다.
레슨 안 받기 시작한지 2주째.
레슨을 쉬는 것과 동시에 피아노에 손을 놓아버렸다.
사실 올 한해, 뭘 했는지 나도 잘 모르겠다.
이것저것 건드려보기나 했지, 뭐 하나 제대로 공부한 것이 없다.
이래서 일하면서 공부하는 것이 어렵다고 하는 모양이지..
피아노는 중독되는 것 같다.
이렇게 지긋지긋한 연습. 해도해도 늘지 않는 실력.
에이~ 관두자 관둬.
했다가도..
다시 그 앞에 앉게 되는 건..
피아노를 치지 않은 2주가 마치 2달처럼 느껴져 당혹스러울 뿐이다.
뭘 연습해야 할지.. 어떻게 연습을 시작해야 할지..
마치 오랜 친구를 만났을 때. 어떤 이야기를 먼저 꺼내야할지.. 망설여지는 것 같은 느낌이다.
일단은 가장 친숙한 .. 하농으로 손을 풀지만.. 영 맘에 들지 않는다.
뭔가... 시작하긴 해야겠는데, ... 그런 결심에도 불구하고.. 그저 눈 앞이 하얘지는 느낌이 든다.
그래도.
그래도 할 꺼다.
오늘 교보에 갔었드랬다. 이것저것 찾아볼 책도 있고 해서 갔는데, 매너님이 소개해 주신 '풍월당'이라는 클래식 음반 매장 사장이 (무지크바움도 경영하고 있었다.- 다음카페 '피아노포르테'의 정기모임 장소로, 가보진 않았지만.. 익히 들었던 곳) 쓴 책이있었다... 여러 연주자들과 음악에 관한 이야기였는데, 백건우씨의 이야기가 적혀있었다.
그 분은 뉴욕에서 공부할때부터 사진을 찍는 취미가 있었다고 했다. 소년시절, 차비를 위해 당시 들고 다니던 카메라에 있던 사진들을 인화해서 전시회를 열어 예상외로 큰 호응을 얻을 정도였다고... 그리고 지금도.. 전시회를 하고 싶은 생각이 있냐는 질문에.. 언젠가 꼭 열고 싶다는 그 말이.. 인상적이었다.
나도.. 피아노 말고..
좀 다른.. 뭔가.. 특별한 취미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