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굉장히 예의에 어긋나는 행동입니다. 교양없는 여자들이나 그러죠”
“아닙니다. 부지런한 여자가 예쁜거죠. 나쁘다고 보지 않습니다”
바쁜 아침 출근길 지하철이나 버스 등 공공장소에서 화장을 하는 여성들에 대한 뜬금없는 논쟁이 사이버공간에서 벌어지고 있다.
29일 유명 DVD커뮤니티와 디지털 사진기 커뮤니티 두 곳에 “아침 출근길 지하철과 버스에서 20대 여성이 화장하는 장면을 봤다”는 글이 각각 올라 네티즌들의 반응이 찬반으로 갈렸다.
여성들의 출근길 화장에 대해 거부감을 드러내는 회원들은 공공장소에서 해서는 안될 예의에 어긋나는 일이라는 논리를 펼쳤다.
한 네티즌은 “대단하다고 생각은 되지만 좋아보이진 않는다”고 했고 “사람이 많은 전철이나 버스에서 화장하는 것을 이해할 수가 없다. 굉장히 예의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배웠고 교양없는 여자들이 그러는 것으로 알고 있다. 남자친구 앞이라도 화장실이나 파우더룸에서 화장을 고쳐야 한다”고 적은 회원도 있었다.
일부 회원들은 “외국에서는 공공장소에서 화장을 하면 ‘거리의 여자’ 혹은 ‘천박한 여인’으로 낙인받기 십상”이라며 “한국에는 유독 이런 행동을 하는 여성들이 많은 듯하다”는 댓글을 달기도 했다.
한 회원은 “지하철에서 어느 여성이 화장하자 옆에 있던 할아버지가 ‘여기가 니네집 안방이냐’는 식의 고함을 지르는 장면을 봤다”며 출근길 화장하는 여성이 당한 봉변을 소개하기도 했다.
이에 반해 여성들의 사회활동이 늘어나면서 이제는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야 하는 현상이라는 네티즌들도 많았다.
한 여성회원은 “공공장소에서 화장을 고치는 것은 그다지 보기 좋은 모습은 아니다”라는 전제를 단 뒤 “그래도 늦잠을 자서 화장할 시간을 벌 수 있는 곳이 지하철이라면 이해해 줄 수 있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여성 회원도 “얼마나 시간이 없으면 지하철에서 화장을 하겠냐”며 “여성의 출근길 화장이 조선시대부터 내려오는 관습법에 위배되지만 않는다면 봐줄 수도 있지 않느냐”는 재치있는 답글을 달기도 했다.
출근길 여성들의 화장보다 더 보기 안좋은 장면들도 많다는 회원들도 있었다.
한 여성 회원은 “화장하는 여성들, 겉보기엔 아무렇지 않은 체 하지만 속으로는 많이 무안해한다”며 “여성들의 화장보다 일부 남자들의 다리 쩍 벌린 모습이 더 보기 안좋다”고 일침을 놓았다.
미국 뉴욕의 지하철을 타봤다는 한 네티즌은 “미국 지하철에서 가장 큰 지탄의 대상은 큰소리로 하는 전화통화”라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예쁘게 보이고 싶은 여성의 본능이 우선일까, 아니면 공공예절이 먼저일까? 네티즌들은 지금 논쟁이다.
쿠키뉴스 김상기기자 kitti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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