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소리가 완전히 맛이 갔다.

오늘은 애들한테 제대로 소리 지르지도 못했다.

온화한 스승의 모습을 보였다고나 할까.. 아이들의 의아한 듯, 닭살이라는 눈빛.. ^^;

항상 10월 말에서 11월 중순 쯤.. 되면 감기에 걸린다.

대학교 1학년 때 두꺼운 사촌 남동생 코트를 입고 교양 일본어 단어를 외웠던 기억이 난다. 재미도 없는 사람한테 잘보이느라고 괜히 노력했던 것 같다. 기분 나빴던 겨울이었다.

하지만 반면에 행복한 겨울이기도 했던 건 사실이다. 왜인지는..

말하기 싫다. ^^

2학년 때는 뭐~ 누구나 다 하듯, 연애 한답시고 손 꼭 잡고 다녔다.  왜.. 그런거.. 누구나 다 있듯이.. 나도 더 아픈척. 더 힘든척 하며 극진한 보호(??)를 받았던 기억이 어렴풋이.. 난다. ^^

3학년 때.. 남자 친구. 군대 갔다. 그리고 난 감기에 무지무지 심하게 걸렸는데.. 그 감기가 초절정에 달해 몸을 꼼짝도 할 수 없을 때... 학교에선 합창 연주회를 했다. ㅡㅜ 안 갈 수가 없었다. 안 갔다가는 욕을 바가지로 먹을 테니.. 아픈 몸을 이끌고 가서.. 도와주고.. 그 해 따라 거창했던 리셉션까지 모두 거들고 나니 그 다음날은.. 실로 뻗었던.. 그 때 아팠던 기억이 아직도 나는 걸 보면.. 한이 되긴 했나부다.

4학년 때.. 음.. 졸업 연주 때문에 감기 앓을 겨를도 없었다. 하지만.. 그 이후에 앓긴 앓았는데.. 그때는 호주에 놀러가 있어서.. 호주산 감기약. 여러개 먹었다. 호주에는 까만 사탕처럼 생긴 약도 있는데, 사탕을 녹여 먹으면 사탕이 녹은 곳이 약~간 마취가 된듯 감각이 무뎌지면서 덜 아픈것처럼 느껴지게 하는 효과가 있었다. 참 유용하다고 생각해서 그 때 사온 약이 아직도 있다.

오늘도 그 약을 먹고.. 함께 일하는 선생님도 이미 감기에 걸리신 지라 선생님께도 하나 드렸다.

감기에 걸리면 늘 목이 먼저 아프고.. 염증이 가라앉고 나면 이제 지긋지긋한 코감기로 시달리게 되는 것이다. 요즘엔 안 그래도 목이 안 좋은데 아이들과 함께 있으면서 레슨하느라 목을 하도 많이 써서 그런지 급기야는 음성 변조에 코맹맹이 소리까지.. 환상적이다.  *.*

 목도 아프고 몸이 안 좋으니 짜증도 많이 내게 되고 레슨하기도 많이 힘이 들었다.

나는 목이  아픈데.. 그걸 아는지 모르는지 애들은 신나게 피아노 치고 갔다. 

내일은 아이들 피아노 급수시험이 있는데.. 잘 할라나.. 걱정반 기대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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