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다 있을 꺼다.

그것이 어떤 것에 관한 것이든... 생각이 안 났으면...

Man In Black 에서 나오는 젓가락처럼 생긴 레이저총으로 빵 쏘면 기억이 사라지는..

그 당시의 기억만 사악.. 사라졌으면 하는 기억.

나도 있다.

한 1년 정도 지났는데.. 그래도 아직도 기억이 난다.

그 사람과 관련하여 힘들었던 것도, 행복했던 것도, 즐거웠던 것도, 열받았던 것도...

지금은 그래도 덜 힘들게 기억할 수 있지만.

너무 큰 충격이어서 그런지 쉽게 없어지지가 않는다.

안 났으면 하는 생각이..

"아.. 그 생각 좀 안 했으면 좋겠다.'' 하면서 결국 어느새 생각하고 있는 나 자신을 보면..

참 어리석다는 느낌이 든다.

이제는 정말 정말 안 할 때도 되었는데 한 바퀴 돌아 1년후의 그 날이 되고 나니..

또 더욱 생각이 나는 건 대조 대비의 강한 효과 처럼 ...

오히려 가슴팍에 팍팍 새겨져 다시 한 번 더 깊은 기억의 샘을 만드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좌절될 때도 있다.

사실 더욱 힘든 건 그 기억이..

내 나름대로 순간 순간  '편집'된다는 거다. 젠장.

뭐...

그래도 이젠 그 음악을 들어도, 그 립스틱을 발라도 점점 무뎌져가고

어느새 들으며, 바르며 한 번 씩~ 웃을 수 있다는 것에 안도감이 들기는 한다.

이제 곧. (아직 다가오지도 않은) 올 겨울이 지나고

"꽃피는 봄이 오면"

그럼. 정말로 생각 안 날꺼나..

기억이란 무서운 거다.

 

p.s. 최민식이 다녀온 강원도처럼..

과연 그것이 현실이었는지.. 꿈의 세계였는지.. 가물가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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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nnerist 2004-10-19 0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직도 그런 이유(?)로 Ian Bostridge라는 테너 가수의 곡을 못 듣는 매너라죠. 후후... 뭐 대강 털어냈지만 미안한 마음과 자기혐오는 여전히 앙금처럼 남습니다. 그리고... 지금 다시 생각해보니, 참 많이 배우고 그만큼 더 컸더군요. 그래서... 다행이라고 생각은 합니다. 만나고, 또 헤어졌던게.

그리스신화에 보면 에로스와 푸쉬케 이야기가 나오죠. 어머니 아프로디테는 시간이 지나도 자라지 않고 장난꾸러기 아이로만 머무는 아들 에로스를 걱정하자 어느 지혜로운 여신(누구였더라. 세레스였나? 가물가물...)이 웃으며말해주지요. 시간이 흐른다고 자라는 게 아니라 때를 만나면 못알아볼정도로 금새 큰다고. 역시나, 활을 들고 다니는 장난꾸러기 어린아이 에로스는 푸쉬케와 사랑에 빠지게 되자 금새 청년으로 성장하더군요. =)

Hanna 2004-10-19 2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매너님과 사랑에 빠진 프쉬케는 누굴까요? ^^

에로스가 청년으로 성장하면..
..
웬지 원빈이 떠올라요. ^^; 어설픈 남자 어른. ㅋ.

미안한 마음. 자기혐오. 앙금. 다행. 공통적인 현상인가 봅니다. 가장 좋은 약은 또 다른 좋은 사람을 만나는 거라는 거. 아시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