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학원에 드디어 6살짜리 꼬마가 들어왔다.

그네들만의 취약점이 있으니...

1. 한글을 모른다. ㅡㅡ;

2. 숫자도 헷갈린다.

3. 손도 작고, 짧다.

4. 오른손/왼손이 헷갈린다.

대체 아는게 뭘까...ㅡㅜ 내가 선생님이라는 건 안다.

그런데 오늘 레슨을 하는데...

"빨리 쳐봐.. 3번.. 미~ 잖아.. 3번.."

...

나를 슥 쳐다보더니..

"...자신감이 없어요. 못치겠어요.."하고 속삭이는 거다.  정말 자신없는 목소리와 불쌍한 표정으로...

허걱...

가슴이 아팠다. ㅡㅜ 불쌍한 것...

그러더니..

"선생님한테 혼날까봐 못치겠어요." 하는 거다...

우흐흑!!!

역시 난 나쁜 선생인가부다.. 애들 좌절시키고.. 신경질만 내는.. ㅡㅜ

그래서 그냥 아무렇지도 않은 척 큰 소리로 하하하하 웃고는...ㅡㅡ;

"오늘은 화 안낼꼐~ 다시 해보쟈아~" 하며 애교를 떨었다.

OO야 미안..  ㅡㅜ


댓글(2)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호랑녀 2004-10-01 06: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6살짜리가 벌써 '자신감'이라는 단어를 안다니...
아이가 음악에 엄청 재능을 보인다거나, 혹은 엄마가 내 아이를 기필코 전공시키고야 말겠다는 의지가 없다면 너무 일찍 시작 안 해도 되지 않나요?
우리 애, 피아노가르쳐주는 유치원 다니다가 피아노에 정이 뚝 떨어져서 지금은 우리집 비싼 야마하피아노(중고지만) 거미줄만 쳐집니다.

Hanna 2004-10-01 14: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요.. ^^그래도 말 안하고 속으로 앓는 애들 보담은 나아요. 참으로 바람직한 배움의 자세 아닌가요..흐흣.. 저도 레슨 받을 때 그럴 때 많거든요. 선생님 앞에만 앉으면.. 아무 생각이 안나요. ㅡㅜ
와.. 야마하를 벌써... ^^ 아깝네요. 야마하는 중고라도 가격을 왠만큼 유지하거든요. 관리만 잘 해주시면 괜찮을꺼에요. 암튼.. 가구가 되는 피아노들은 참 아까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