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도를 기다리며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3
사무엘 베케트 지음, 오증자 옮김 / 민음사 / 200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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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주로 자기 전에 침대에 누워서 침대 머리맡에 있는 등에 비춰 책 읽기를 좋아한다. 잠이 잘 오기 때문이다. 그런데 <고도를 기다리며>를 읽다가 정신이 너무 산만해 져서 잠들기가 너무 어려워졌다.

이 작품을 처음 대한 것은 TV 에서 나오는 연극을 우연히 보았던 때다. 얼핏 지나가는 장면이었지만, 그 때도 나뭇가지만 앙상한 나무 밑에서 꼭 맞는 촌스러운 양복과 모자를 쓴 두 남자가 내용도 없는 이야기를 주고 받으며 우스꽝스럽게 고도를 기다리고 있었다.

삶이란 것은 어쩌면 이렇게도 우스꽝스럽지만, 그들 나름대로 진지하게 뭔가를 계속해서 기다리면서 살아가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학교에 들어간 아이들은 졸업하기를, 꿈을 가진 사람은 그 꿈이 이루어 지기를, 사랑하는 사람을 못 찾은 사람은 그 유일한 한 사람을 만나게 되기를, 아이를 가진 엄마는 아이의 탄생을, ... 그리고 우리 모두는 죽음을..

그렇게 계속해서 끊임없이 기다리면서 우스꽝스럽고도 진지하게 살아가는 것이 인생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삶이란 기다림의 조각으로 이어진 퀼트천과도 같은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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