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서 처음으로 교회 주일학교 교사를 맡기로 했었다.

처음 시작하는 일인데다가 교회가 (아직) 작아서 4 5 6학년 남자, 여자 아이들을 모두 내가 맡아야 했기 때문에 어렵다고 생각했었다.

물론 쉽진 않다. 20~30분 공과 공부 준비 하는데 토요일 밤에 약 2~3시간을 투자해야하기 때문이다. 그저, 아이들에게 어떻게 하면 더 재미있게, 쉽게 가르쳐 줄 수 있을까.. 하는 마음에서다. 일단 내가 부족하니까... 그런데, 신기한 것은 내가 준비하면서 오히려 배운다는 점이다. 평소에 소홀하게 흘려 보내기 쉽던 간단한 진리들을 다시 보면서 다시 어린 시절의 깨끗하고 순수한 신앙으로 잠깐이나마 다시 돌아가는 것 같아서 너무 좋았다.

아이들과 그렇게 공부를 해 나가면서 아이들이 점점 더 좋아지고 사랑스러워지는 것을 느낀다. 피아노 레슨을 할 때는 사실 스승과 제자라기 보다는 난 항상 무엇인가를 혼내고, 고쳐주고, 내가 바라는 이상적인 연주에 가깝도록 아이들을 다그치는 경우가 많아서 맘껏 사랑을 해주진 못했다. 아니, 사랑하지만, 바라는 것이 많기 때문에 표현하지 못하는 것이 맞는 표현인 것 같다. 일주일에 2시간을 봐도 개인적인 이야기를 할 시간은 없는게 사실이다.

하지만 주일학교 아이들은 일주일에 한번이고, 그 시간도 오래지 않지만 보면 볼 수록 아이들이 사랑스럽고, 인간적인 관심의 대상으로 다가오는 것이 새롭고 소중하다. (내가 바라는 것이 그다지 많지 않아서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난 그들이 하나님안에서 순전하게 성장하기를 소망하고 바란다. 다만, 내가 닥달한다고 되는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다그치지 못한다.-그리고 나도 부족하니까..)

암튼, 그렇게 소중한 아이들인데..

어제가 스승의 날이라고, 한 아이는 예쁜 편지지에 감사하다는 편지를 써서(게다가 봉투를 손으로 직접 만들었다! 예쁘게 장식해서..!!) , 또 한 명은 선물과 편지를, 가져온 것이다.

! ! !

정말 감동받았다. 난 어제 차마 전화 못드린 선생님들도 계신데...

난 부족하다고 생각하고 아이들에게 미안하기도 하고, 부끄러울 때도 있고,  (물론 티는 안냈지만!) 그랬는데..  그 편지가 강요나 의무감에 의한 것이 아니라 정말 마음에서 우러나온 것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더 기뻤다.

아이들은 100의 사랑을 주면, 정말 그대로 100의 사랑을 나에게 베풀어 주는 것 같다. 그 순수함..

그에 비해 난 어느 새 너무나 계산하고, 너무 따지고, 너무 순수하지 못하고, 급기야 선물을 할 때도, 마음보다는 가격을 따지게 되는.. 그런 나이가 되어버린 것 같아서 슬프다.

어린아이와 같은 믿음을 바라보며, 다음주에도 아이들을 위해서 열심히 준비해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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