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이 글을 읽기 원합니다.
이 세상 어딘가에서 숨쉬고 있는 당신이 이 글을 꼭 읽어주길 바랍니다.
나는 매일 8시간 노동을 하고 생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인간 관계는 여전히 서툴고, 고집스럽게 많은 일을 해내고, 제멋대로라는 부당한 평가가 일상인 그런 생활을 해내고 있습니다.
나의 가족들은 저마다 자기 몫의 삶을 건강하게 살아가고 있는 듯 합니다.
이것을 꿈꾼 건 아니지만 이것마저 없었더라면 잠시라도 견디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선업튀' 같은 드라마는 시작도 못합니다.
앓는 것은 충분했습니다.
현실보다야 못하겠지만 드라마나 영화를 보고 상상을 헤매는 일은 일상에 방해가 될만큼 나에게는 큰 일입니다. 18살 언저리에서 멈춰버린 내 삶을 어떻게 해야할까요. 수능을 치고, 그 차가운 바람을 맞으며, 내 인생이 수렁에 빠졌음을 직감하고 어찌나 황망하던지...아직도 나는 그 날 저녁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나를 사랑해줄 누군가가 이 글을 읽길 원합니다.
삶의 고비를 비겁하게 넘기고 매달 나오는 월급에 매달려 나를 전혀 돌보지 않는 나에게 읽을 책을 권해줄 누군가가 나였으면 합니다. 이 오랜 기대는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 기억나지 않지만 아마도 기억을 잊을만큼 오래되거나 익숙한 것이겠지요.
이번 여름에는 해운대에 가야겠습니다.
활짝 웃으며 걸을 수 있는 그 곳에 가야겠습니다.
그리고 소식을 전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