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하고 싶다 - 시인의 마음으로 시 읽기
함민복 엮음 / 사문난적 / 2011년 11월
평점 :
품절


이 책은 좀 아껴서 읽었다.

랑카위 해변엔 노부부들이 많다.

아...어쩌면 살이 저렇게 축 늘어질 수 있지?라는 생각이 절로 들만큼 굉장한 부부들이다. 대부분은 서양 사람들이다. 그들은 일찍 일어나 매우 간단히 아침 식사를 하고(몇 안되는 동양인들은 아침마다 거의 저녁 부페 수준으로 엄청나게 음식을 많이 먹었음. 물론 우리 가족 포함) 커피 한 잔을 들고 해변으로 나간다. 리조트 앞에 해변이 펼쳐져 있기 때문에 이건 문제도 아니다. 긴 의자에 누워 책을 천천히 읽는다. 아내는 수영을 하고 주로 남편들이 책을 본다. 아내는 그 나이에도 아름다움에 신경을 쓴다. 이건 나에게 거의 문화적 충격이었다. 그 분들은 남은 생이 얼마되지 않아 보였기 때문이다.

 

나도 둘째날부터는 수영복을 입고(남편은 제발 참아주라고 했지만 나는 그런 남편이 좀 부끄러웠다. 저 노부부를 보시라...)해변에 나가 이 책을 읽었다. 시를 아주 천천히 소리내서 읽어보았다. 아주 천천히...글자 하나하나를 어딘가에 새기듯이....

 

함민복 시인이 고른 시들이었기에 마음 놓고 읽었다.

나는 어쩐 일인지 유홍준이나 함민복 등을 읽고 나면 교회에 나가 눈물로 기도하고 나온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왜 그럴까?

 

김기택이라는 시인은 솔직히 이 책에서 보기 전까지 잘 몰랐었다. 아주 궁금하다. 시가 정말 좋았다. 오늘 바로 사서 읽어야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