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방진 도도군 일공일삼 48
강정연 지음, 소윤경 그림 / 비룡소 / 2007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내가 알기로 비룡소는 민음사 출판그룹의 브랜드 중 하나다. 이 책은 제13회 황금도깨비상 수상작이고, 강정연 작가는 문화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했다. 황금도깨비 이외에도 다수의 문학상을 수상했다. 왜이렇게 구구절절 사소해 뵈는 이야기를 쓰는 것일까? 음...최근 아동 대상 출판물이 쏟아져 나오면서 소위 '낚이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기업이나 다국적 기업이 중소기업의 기술을 훔치거나 헐값에 사들여 특정 분야를 독식하는 일들이 만연한 것으로 알고 있다. 출판업계도 업계의 생리를 지니고 있어 앞서 설명한 주요 대형 출판사 독식 구조가 점점 더 견고해지는 것으로 보인다. 송인 서적 부도를 목도하며 일이 이렇게도 될 수 있구나...라는 생각에 잠시 멍~해졌던 기억도 난다. 송인 서적 부도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문체부에서 실시한 '도깨비책방'이 제2회째를 맞이하며 연일 성황이다. 전화위복을 논하기엔 우리 출판계에 어마어마한 충격적인 사건이지만 그래도 도깨비책방과 같은 신선한 마케팅으로 영세한 출판사와 동네서점 그리고 국내 출판업계의 공존을 모색할 수 있어서 좋았다.

 

 아, 참....건방진 도도군의 스펙에 대해 말하고 있었지...

 한마디로 강정연 작가는 믿고 볼 수 있는 작가라는 말을 하고싶어서이고, 비룡소 역시 신중한 아동서적 전문 출판사라는 말을 하고 싶다. '분홍 문의 기적'이라는 책도 유유자매에게 읽어주려 한다. 듣기를 통한 정보 습득은 읽기를 통한 정보 습득보다 상당히 높다. 그래서 '아무리 읽어도 뭔 말인지 모르겠는 경우'는 누군가에게 물어보는 게 진리이고(단, 그것을 잘 설명해줄 것이라 믿음이 갈만한 신뢰로운 이를 피질문자로 선택해야 한다), '누군가의 친절하고 자세한 설명에도 불구하고 이해할 수 없다'라면 죽이되든 밥이되든 심지어 그 대상을 엉망진창으로 부술지라도 이리저리 시행착오를 거쳐 해보는 수밖에 없다. 즉 들어서도 이해가 안 되는 일은 간접체험으로는 도저히 습득할 수 없는 지식이나 기술이라는 것! 듣기는 읽기보다 더 직접적이며, 듣기를 통해 이해할 수 없는 것은 학습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런 이유로 나는 유유자매에게 매일 밤과 아침에 책을 읽어주고 있다. 오늘 아침 바로 도도군의 마지막 장을 넘겼다.

 

 도도군...아니 초롱이...

 도도군은 '도도,레레,미미,파파,솔솔,라라...'에서 따온 '도도'다.

 그러나 도도하다의 그 도도하고 우아한 성품과 자태를 지니고도 있다.

 사람 따위는 자신의 주인으로 행세할 수 없다고 믿으며, 자신을 필요로하고 자신도 그를 필요로하는 '동반자'를 찾기 위해 길을 나선다. 우연히 들어가게 된 유기견 동물보호소의 비참한 환경과 유기견의 무기력하고 힘겨운 삶을 목도한 도도는 삶의 의미를 되짚어본다. 마치 사람과 같다.

 맹인견이 아닌 보청견이라는 다소 특이한 소재도 재미있었고, 강아지를 통해 인간 세상을 풍자하는 작가의 위트도 매력 넘쳤다. 무엇보다 문장의 깔끔함과 속도 조절을 적절히 하는 짜임새가 딱! 좋았다. ㅎㅎ

 

 가끔 동물의 영혼에 대해 생각한다.

 유민이와 유현이는 '닭답게 살 권리 소송'을 읽으며 실험 대상 동물들과 학대되는 동물들의 참상을 깨닫게 되어 이 책에 대한 애정이 컸다. 나 역시 인간도 호르몬의 지배를 받는 동물일 뿐이라는 데 전적으로 동의하고 있던 터라 유유자매와의 연대감은 더 끈끈해졌다.

 

 '엄마...얼른 정말 뛰어난 로봇이 개발되었으면 해'

 무작정 분노를 터뜨리는 둘째에 비해 속이 깊고, 독서량이 많은 첫째가 조용히 말했다.

 

 '그리고 그 로봇은 우리나 동물처럼 그렇지 않아야 할 것 같아. 엄마 사용 설명서처럼 되면 또 맘 아프잖아'

 

 여기서 깜짝 놀란 것은 유민이와 유현이의 대화가 주로 '책'을 바탕으로 진행된다는 점이었다.

 책 읽는 가족이 왜 활짝 웃음꽃을 피울 수 있는지 다시 한 번 확인했다.

 서로 각자 다른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인지라 가족임에도 불구하고 5분 이상 이어나갈 대화 소재가 없기 마련인데 같은 책을 읽으면 그렇지 않다. 엄마,아빠,자녀가 함께 읽을 수 있는 책 목록을 널리 알리고 또 같이 읽을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안내하고 홍보하였으면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