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젤스 플라이트를 타고 내려와서 길을 건너면 바로 그랜드 센트럴 마켓이 있다. 우리나라의 재래시장 같은 곳인데 생긴지 100년이 넘었다고 한다. 우리 나라의 역사는 반만년이다보니 몇백년정도는 풋하고 웃지만 미국은 역사가 250년도 안되는 곳이니 100년 된거면 우와 한다. 그랜드 센트럴 마켓에는 먹을 곳이 유명한 데가 많아서 사람도 엄청 많고 줄도 쫙 서있다.
이 마켓을 통과해서 반대쪽 문으로 나오면 길 건너에 브래드버리 빌딩 (Bradbury Building) 이 보인다.
브래드버리 빌딩은 외관보다는 실내가 유명한데 이곳에서 촬영한 영화들이 상당수 된다고 한다. 특히 블레이드 러너 (새로 만든거 말고 원래 것) 의 주요 장소라고. (오래전 이 영화 좋아해서 두어번 봤었는데 이 곳이 나왔었나 생각이 안난다. 디비디도 집에 있는데 한번 다시 봐야지)
이 브래드버리 빌딩 코너에 유명한 블루 바틀 커피숍이 있다.
다락방님은 마셔봤고, 유부만두님은 못 마셔본 바로 그거
어디 있는지 찾으셨나요?
사실 이날 아침부터 빈속에 커피를 내리 마셨더니 속이 쓰려서 커피를 안마시려고 했지만 이때가 아니면 블루 바틀 커피를 못 마셔볼 거 같아서 들어갔다.
먼저 한면을 다 차지한 책장이 눈에 띄는 데 가까이 가보니 책을 팔기도 한단다. 중고책과 새책이 같이 있는데 중고책도 싸지 않음.
사람이 많아 앉을 자리가 없길래 내가 자리 잡겠다며 딸아이한테 돈을 주고 우리 커피 한 잔만 시켜 나눠 마시자고 했는데...
더우니까 아이스 커피로 시켜 하고 앉아있었더니 딸이 사가지고 온 건 이 거.
뉴올리언스라나. 블루 바틀에서 나름 유명한 거라는데
딸아... 엄마는 우유 들어간 커피 안마시는거 몰랐니 ㅠㅠ
다음 날 아침
일찍 일어나 샤워 다하고 아무리 기다려도 아이들이 안 일어나길래 커피 사러 나섰다. 딸아이한테는 믹스 커피 밖에 없어서 .
어제 못 마신 블루 바틀 마셔야지 하고 찾아보니 차로 10분 거리에 세 군데나 있네. 그중 가장 가까운 곳으로 갔는데... 갔는데...
주차할 곳이 없다!!! 주차자리를 찾아 몇바퀴를 빙빙 돌다가 아이들은 일어나서 엄마 없어졌다고 막 전화오고...ㅜㅜ 그냥 아파트로 가려다 빙빙 헤멘 시간이 아까워서 멀리 주택가에 겨우 세우고 씩씩대며 걸어갔다. 하필 길이 공사중이라 보행자 길이 막혀서 건널목을 ㄷ으로 건너면서 드디어 도착.
네비는 계속 도착했다는데 도대체 어디있는지 안보인다. 도대체 어디 있는거야!
찾다찾다 주차건물로 들어가 주차비 받는 사람에게 물어봤다. 이게 길가에 있는게 아니고 살짝 안으로 들어가 있었네. 에잇 커피 한 잔 마시기 이렇게 힘들어서야.
블루 바틀 찾으셨나요?
여기에도 이렇게 책을 팔고 있었다.
블루 바틀은 저렇게 핸드 드립해주는걸로 유명하단다.
그래서 나도 드립 커피로 주문
아이들의 주문까지 받아서 커피 세잔 들고 차까지 다시 걸어가 (아침부터 뭔 운동이람) 딸 아파트 까지 갔는데 또 주차할 데가 없다. 근처를 몇바퀴를 돌아가 열나서 그냥 내 집으로 가버릴 뻔.
아차차 그런데 커피 맛은 어땠냐고?
신맛이 적은 커피로 권해달라고 했는데도 신맛이 신맛이...ㅜ.ㅜ
그리고 생각해보니 유명한 커피들이 대체적으로 산미가 강했던거 같다.
나는 앞으로도 계속 싸구려 커피를 마시는걸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