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고 나서 감상을 남기려고 서재에 들어온다. 나는 이웃님들처럼 멋진 북리뷰를 쓸 능력이 안 되니 나중에 이 책이 어땠는지 잊어버리지 않기 위해서 간단한 메모나 남기려는 것이다. 많은 분이 그렇겠지만 (저만 그런 거 아니죠?) 책 읽고 나서 좋았다 별로다를 까먹는 걸 넘어 읽은 것 차 잊어버릴 때가 종종 있다 보니 메모를 남겨두면 책 내용은 기억이 안 나도 읽었다는 건 알 테니깐.


일단 서재에 들어오면 내 서재로 가기 전 이웃님들 서재를 둘러본다. 어쩜 이렇게 모르는 책, 처음 듣는 작가가 많은 건지. 이 책 재미있겠다, 저 책 좋겠는데? 하면서 막 찜을 한다. 간간이 댓글도 남기고 유튜브 있으면 그것도 보고.


그러다 보면 읽던 책, 읽으려고 한 책이 쌓여있는데도 지금 서재에서 본 책이 갑자기 막, 당장 읽고 싶어지는 거다. 한글책인 경우는 어쩔 수 없으니 참지만 (혹시 밀리의 서재에 있는지 찾아본다) 원작이 영어인 경우는 바로 도서관 홈페이지로 들어간다. 전에도 말했지만, 영어책은 무조건 도서관에서 빌려 읽는다고 정했기 때문 (읽은 후에 소장하고 싶은 경우만 구입) 나는 책 특히 영어책은 거의 전자책으로 읽는데 앉은 자리에서 클릭으로 빌릴 수 있으며 무엇보다 글씨 크기를 크게 할 수 있는 장점 때문이다. (미국 페이퍼백의 글자 크기는 정말..ㅜㅜ)


내가 이용하는 두 군데 도서관에서 책을 검색하여 있으면 빌리고 아니면 예약을 걸어 놓는다. 도서관에 없는 책인 경우 굿리즈에 가서 살펴보고 도서관에 리퀘스트도 하고 굿리즈를 돌다보면 또 꼬리의 꼬리를 무는 책 검색과 찜. 그러다보면 시간이 어느새 훌쩍 지나가 버린다.


아 오늘은 안 되겠다. 다음에 책 감상 써야지 하고 서재를 나오고 어쩌다저쩌다 또 책 한 권을 읽고 다시 서재에 들어온다. 그리고는 다시 반복이다.


이렇게 몇 번의 반복을 한 뒤 "아니야. 오늘은 기필코 감상을 쓸 거야." 하고 곧장 내 서재로 들어오는데 지금 막 읽은 책에 대해 쓰려다보니 안 쓰고 넘어간 책들이 생각나네. 

그래 먼저 읽은 순서대로 써야지 하고 쓰기를 누르고 앉았는데

어머나 그 책 내용이 뭐였지? 내가 분명 뭔가에 열 받았는데 왜 그랬었지??

그새 다 까먹은 거다!

에잇 생각도 잘 안 나는데 이웃님들 서재나 볼까 이러다가 다시 또 반복.

이러다보니 책 읽고 한줄감상이라도 남기자는 목표는 도저히 달성되지 못하는 것이다.


이웃님들은 책도 많이 읽고, 감상도 길고 꼼꼼하게 잘 쓰시고 그러면서도 이웃 서재에 친절히 댓글도 남기시고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는 건가요?

제게도 그 비법을 좀 알려주세요. 플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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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22598 2021-03-30 06:2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그 비법 함께 배우고 싶어요 ^^ 많은 고수님들의 답변이 기대가 되네요 ^^

psyche 2021-03-30 09:07   좋아요 2 | URL
우리 고수님들의 답변을 기다려봐요~ ㅎㅎ

han22598 2021-03-30 23:00   좋아요 2 | URL
고수님들의 조언에서 제가 우선 배워야 할 건 메모하기 인 것 같아요.
그러면 수첩이 필요하니..수첩을 사야겠어요 ㅋ

그레이스 2021-03-30 06:4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도 비슷한 현상이 많아서 공감^^
‘일단 써라‘라는 것 밖에는 없더라구요,
저도 한 책 리뷰하려면 오래 걸리는 사람이라.
다른 분들 방법도 듣고 싶네요.

psyche 2021-03-30 09:09   좋아요 1 | URL
그레이스 님도 고수님에 속하시잖아요.
‘일단 써라‘ 기억할게요~

라로 2021-03-30 07:2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는 그 비법 배워도 못합니다. 그래도 프님은 비법을 배우려고 하시니 앞으로 자주 프님의 글을 읽게 될 것을 고대할거야요!!😍😘👍

psyche 2021-03-30 09:10   좋아요 1 | URL
라로님은 진짜 많이 잘 쓰시는 데요. 쓰면서 읽기도 많이 하시고, 거기에 일도!!! 이미 비법을 알고 계신거죠

붕붕툐툐 2021-03-30 07:33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그거슨.. 무림의 고수들만이 할 수 있는 비법. 일단 속세를 끊고 산에 들어가 정말 고수인지 의심스러운 스승님의 온갖 구박을 당하며 잔심부름에 집안일만 최소 3년 이상 해야 그제야 기본스텝을 밟아볼까 말까한 수준.
-전 모두 내려놓고 걍 즐기고 있습니다.ㅎㅎ

psyche 2021-03-30 09:11   좋아요 1 | URL
아니 붕붕툐툐님도 저를 감탄하게 하는 고수님이신데!!
직장다니시면서 매일 글 올리시고 책 읽고, 책 리뷰도 남기시고!!!
내려놓고 즐기시는 게 이정도면 본격적으로 하시면??

잠자냥 2021-03-30 11:09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ㅋㅋㅋ 붕붕툐툐 님 댓글 넘나 웃겨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blanca 2021-03-30 08:0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어떤 분이 구글시트에 한다고 해서 그것 참 좋은 방법이라는 생각이...저는 수기로 읽은 책 목록 및 별점을 적어요. 감상과는 별개로 목록 작성은 해두는 게 좋더라고요. 그러나 점점 귀찮아져서 요새는 빼먹기도 많이 하고...저도 책 내용을 자꾸 까먹고 심지어 읽었던 사실조차 잊어버리는 증상이 생겨 고민입니다.

psyche 2021-03-30 09:14   좋아요 2 | URL
저는 목록은 북플에 읽었어요를 하니까 괜찮은데 내용은 자꾸 까먹게 되더라고요. 수기로 적어놓는 것도 괜찮네요. 집에 이쁘다고 사놓고, 알라딘에서 받은 노트가 한가득인데 그걸 이용해야겠어요

다락방 2021-03-30 08:20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ㅎㅎ 프시케님!
저의 경우도 다른 서재 방문했다가 글 쓰려다 보면 까먹고 넘기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일단 글을 써야겠다고 창을 열면 제 글을 먼저 써요. 제꺼 다 쓰고 그 다음에 다른분들 서재를 간답니다. 안그러면 뭘 쓰려고 했는지 까먹거나 다른 분 글에 영향 받아서 글이 산으로 가거나 막 그렇게 되더라고요.

그리고 당장 글을 쓸 수 없을 것 같은 경우에는 다이어리나 핸드폰, 메모지에 키워드를 메모해요. 이를테면 제가 어떤 책을 읽고 그 책에 대해 여성혐오를 지적하고 싶었다면, 그 책의 제목과 여성혐오, 라는 키워드를 써두는거죠. 그러면 시간이 지나 봤을 때 아, 그래그래, 하면서 쓰게 되더라고요. 오랜 시간에 걸쳐 찾아낸 방법입니다. 사실은 그럴 수밖에 없었던게, 젊은 시절에는 이 책에 대해서는 이 글 써야지, 하면 나중에 다 기억났는데, 이제는 기억이 안나더라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그렇게 키워드라도 써둬야해요. 문제는 간혹가다, 키워드를 보면서도 ‘내가 이 키워드를 왜 썼을까?‘ 라는 생각에 글로 연결되지 못하기도 한다는거죠.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어쩐지 슬픔 ㅠㅠ)

그레이스 2021-03-30 08:36   좋아요 2 | URL
아!
다른 글 읽다 나오는 경험은 제가 없는것 보니,
저는 한글(워드)로 다 작성한 후에 다 완성되면 복사해서 북플이나 알라딘 서재로 들어가요.

psyche 2021-03-30 09:18   좋아요 1 | URL
역시 고수님의 조언!
먼저 내 서재에 간다.
키워드를 적어둔다. 너무 유용한 조언이에요.
저는 키워드만 적으면 까먹을 거 같고 조금은 자세히 써야 할 거 같은데 (내가 왜 이 키워드 썼을까라는 질문은 매번 할 거 같아서요 ㅎㅎㅎㅎ)
노트에 제목이랑 키워드 적기! 실천해 보겠습니다.

psyche 2021-03-30 09:19   좋아요 2 | URL
@그레이스님 아하! 미리 글을 작성하고 복사하는 방법이 있군요!!
전 왜 그런 생각을 한번도 못 했을까요? 미리 작성해서 내 서재에 올린 후 다른 서재를 둘러보면 되겠네요. 유용한 조언 감사합니다

수이 2021-03-30 09:1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방법이 제일 좋은 거 같아요!! 내 서재 먼저 가서 내 글 먼저 쓰기! 메모를 잘 하지 못하는데 메모하고 기록하는 습관을 좀 자주 가져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프시케님 글 자주 보고싶어요. 오셔서 자주 써주세요!

psyche 2021-03-30 09:20   좋아요 2 | URL
이웃님들이 글도 너무 잘 쓰시고 책도 많이 읽으시고 하니 맨날 감탄하다가 시간이 다 가요. ㅎㅎ 이번에 팁을 얻었으니 한번 해 보겠습니다!

기억의집 2021-03-30 09:2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ㅋㅋ 저도요. 저도 뭐 좀 끄적 거리려고 들어오면 한참 여기 저기 방문하다 혹한 책 검색하고 뭐 하다보면 본연의 임무는 내팽겨치고 다음날로 미루는 일이 일상다반사예요... ㅎㅎ 심지어 저는 작심삼일이라고 좋으니 글은 하루에 한편씩 쓰자, 가 안 된네요. 작심삼일은 커녕 작심반나절만에 흐지부지돼요!!!

psyche 2021-03-30 09:26   좋아요 3 | URL
그죠그죠. 글을 안 쓰는 건 고사하고 책 읽을 시간도 없다니까요. 읽고 싶은 책 찜하느라 ㅎㅎㅎ
저는 매일 쓰는 건 엄두도 못 내고 읽은 책 한줄 감상이라도 남기자 생각하는데 저역시 작심반나절만에 흐지부지!

독서괭 2021-03-30 10:45   좋아요 2 | URL
두분 말씀에 백퍼 공감합니다 ㅎㅎㅎ 덕분에 고수님들 비법 알게 되었네요~ 알아도 실천은 어렵지만요^^;

잠자냥 2021-03-30 13:12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저도 다락방 님과 비슷합니다.
일단 제가 글을 쓰기 전에는 서재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그리고 알라딘 서재 창에 직접 쓰는 일도 없어요(인터넷 시스템을 잘 믿지 않아서 쓰다가 글 날리면 그것처럼 우울한 일도 없거든요...) 한글이나, 워드에 쓰고 다 완성 되면 글을 올린 뒤 다른 분 서재를 둘러봅니다. 물론 글을 쓰지 않는 날은 그냥 둘러만 보기도 하고요.
리뷰가 아닌 100자평은 그냥 북플/알라딘 서재에 입력하는데요, 이건 제가 읽은 책 기억해 두려는 용도입니다.

다락방 님 처럼 책을 읽다가/ 책 읽고 길 걸으면서 생각하다가 뭔가 떠오르면, 일종의 ‘키워드‘ 같은 것은 스마트폰 메모창이나, 포스트잇 같은 데 단어만 적어둬요.

psyche 2021-03-31 02:22   좋아요 1 | URL
아 저는 왜 그 생각을 못 했죠?? 알라딘에서 쓰다가 글이 날라간 적도 있었는데 워드같은데서 미리 써서 올리면 되는 것을... 진짜 좋은 팁이네요!!
그리고 역시... 고수님들은 메모를 생활화 하시는 군요. 저도 키워드 적어두는 걸 습관으로 삼아야겠어요. 감사합니다~

syo 2021-03-30 13:3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댓글 통해 겁나 많이 배워갑니다. 도둑이얔ㅋㅋㅋㅋ 늘 여쭤보고 싶었지만 차마 여쭙지 못했던 질문을 대신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독서괭 2021-03-30 15:24   좋아요 3 | URL
아닛!! syo님 비법도 알려줘야죠. 이렇게 은근슬쩍 넘어가기 있기???

붕붕툐툐 2021-03-30 16:39   좋아요 2 | URL
그러게요! syo님이 다독하는 비법 진짜 궁금!! 그리고 저도 프시케님의 질문 덕에 너무너무 많이 배웠어요. 이래서 질문이 중요하다 하는구나 몸소 체험했습니다~👍

psyche 2021-03-31 02:23   좋아요 1 | URL
아니 syo님 정말 이러실 건가요?!
알라딘의 유명 고수중 한 분이신 syo 께서 이렇게 그냥 가시다뇨???
빨리 비법 알려주세요. 플리즈~~

syo 2021-03-31 11:42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비법이라고까지 하긴 그렇지만 도움이 되실지도 모르니까 알려드릴게요.
제 다독과 독후감을 쓰는 데는 사실 저만 알고 있는 숨겨진 비밀이 있는데요,
일단 책을 먼

붕붕툐툐 2021-03-31 11:45   좋아요 2 | URL
먼지 나게 패고 시작할까요?

syo 2021-03-31 11:46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ㅋㅋㅋ진짜 툐툐님 센스 못이긴다니까...

mini74 2021-03-30 18:3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고수님이 이러시면 안됩니다. ㅎㅎ
저도 매번 그래요. 부끄럽지만 뭐. 나이가 드니 좀 빤뻔해지나봐요. 에라 모르겠다 하고 글을 남깁니다. 우리 같이 배워봐용 *^^*

psyche 2021-03-31 02:25   좋아요 2 | URL
mini74 님도 제가 감탄하는 분 중 한 분이신데!
리뷰도 잘 남기시지만 거기에 유튜브까지 찍으시잖아요.
저는 일이 많아서 엄두도 못 내겠던데 대단하세요!

수이 2021-03-31 09:29   좋아요 2 | URL
맞아요 저도 미니님 만나면 유툽 찍는 법 배우고 싶어요 미니님 ㅋㅋㅋㅋ 언제 다 읽고 언제 정리하셔서 언제 유툽까지 찍으시는 건가요. 너무 부지런해!! 우리 미니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