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전쟁 기념관. 개인적으로 용산 전쟁기념관엘 아직 가보지 못했다.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한번은 가봐야 되는 게 아닌가 하면서도 지방이라는 핑계로 늘 이름 듣는 걸로 끝나고 있다. 

 

그런데 신문이나 방송을 보다보면 심심찮게 이 '전쟁기념관'이라는 이름을 접하게 된다.

 

그때마다 '그 이름 하 수상타. 어떻게 안 되겠니?' 의문을 품어보지만 생각뿐이었다. 그러다 언젠가, 누군가 '어디 기념할게 없어서 전쟁을 기념하냐'며 그 이름 부당하다 항의하는 것을 듣고 속이 다 시원하였다.

 

그러나, 그것은 한 개인의 하소연일 뿐. 그로부터 날이 가고 달이가도 전쟁기념관은 여전히 전쟁기념관으로 각종 매체에 오르내렸다.

 

하여 '기왕 명패 단 것을 어떡하겠어. 나름대로 바꾸지 못하는 속사정도 있겠지.' 하며 무관심 모드로 전환했다가도 '전쟁기념관'이라는 글자를 보거나 방송에서 발음하는것을 들으면 나도 모르게 확 올라온다.

 

'정말이지. 이건 아니잖아, 이건 아니잖아.'

 

전쟁이란 기념할게 아닐뿐더러 '기념'이란 말에서는, '반성'과 다시는 그러한 반복을 하지 않겠다는 '다짐'이 느껴지지 않는다. 기념은 좋은 것에다 붙이는 것이지 기억하기 괴로운것에 붙이는 것은 아니라 본다.

 

그 끔직한 동족상잔의 비극은 정말이지 두 번 다시 반복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런데, 요즘 일련의 사태는 우리가 종전 아닌 휴전 중이었음을 소름 돋게 환기시켜주어서 심히 근심스럽다.

 

여론의 반절은 열배, 백배 값아 주자고도 하던데 복수가 정답이라 생각하는 사람들, 우선 전쟁기념관에 한번 가보는 것은 어떨까. 가서 우리가 그 시절을 어떻게 겪고, 견뎌야 했는지 뼈저리게 한번 봐야 하지 않을까.

 

아무튼, 전쟁기념관, 전쟁기념관, 전쟁기념관. 너무 이상하다. '전쟁'이란 말이 너무도 쉽게 발음되어 가슴 철렁하는 이참에 확실히 개념 정리하고 가자. 즉, 전쟁기념관에 제대로 된 이름을 달아 주자. '전쟁기록관'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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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11-01-02 2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평화기념관... 이런 이름으로 바뀌어야 할 텐데요. 저 공포스런 이름의 장소에서 작년에 MB가 정치적 효과를 좀 누렸죠. 어휴..;;;

폭설 2011-01-04 00:06   좋아요 0 | URL
평화기념관도 괜찮네요.^^ 막막했는데 이젠 2년만 참으면
되는 건가요.ㅋㅋ 아니 올해만 지나도 숨통이 트이지 않을까요?
그도 불쌍하긴 해요. 그 업을 다 어떡하죠....
 

너무도 게으른 한해여서 한해를 보내는 일이  쑥쓰럽고도 쑥쓰럽다.
친정엄마가 "저거는 저렇게 게을러서 어이할꼬?' 했는데.....

우좌간, 한해는 저물었고. 이렇게 게으런 내가 굶어죽지 않고
뻔뻔스레 살아가다니, 기적이고 경이다. 모두에게 감사한 마음이다. ^^

2010년에 이어 또 공수표 날리는 것이 될 확률이 많지만
작심삼일이나마 맹세해본다.
2011년에는 쫌 열심히 살아야지 큭큭큭~~~

....

올핸 영화보기도 저조하여 한 50여편 본듯..

1. 인상적인 영화는
다운로드로 본 <타인의 삶>과 <오랫동안 당신을 사랑했어요>
극장에서 본 영화로는 <작은 연못> <더 하트로커><그린존><시>
<셔터아일랜드><부당거래><울지마 톤즈>등이....

예술극장으로 넘어간 수많은 좋은 영화들이 있던데
다 숙제로 남겨 뒀다. 언제 하게 될지.. 다운 로드가 되었으면 좋겠는데
그런 영화들은 다운로드화 되어 있지 않은 것이 많아 아쉬워... 언젠가는 보게되겠지.

2.영화 주인공으로 만들고 싶은 사람

법정스님. 어산지. 그리고 이태석 신부님

법정스님.......... 법정스님 입원하셨다는 뉴스를 보고 곧 가실지도 모르겠구나 하며
<일기일회>를 사본후 땅을쳤다. 한동안 스님을 오해 한것을.
정찬주의 <소설 무소유>를 보면 흐미 법정스님도 사연이 있었고나.
스님의 맑은 향기는 세세년년 퍼져갈 것이다.

어산지............ 이분은 실로 '싸나이' 중의 싸나이로다. 아주  유쾌 상쾌 통쾌.
그 바쁜 와중에도 미인계에 넘어가는 시험을 당하다니 살짝 귀엽기 까지~~
더불어 한국 남성들에게는성교육 톡톡히 시켜주었겄다.
(피임기구 거부하면 죄가 된다는 것을. )
아무튼, 이분의 활약이 계속되어 검은 미국의 속내 다 뽀록내고
세계시민들 교양함양에 단비가 되었으면.
연기 공부 좀해서 본인이
직접 자신의 역할을 해도...ㅎㅎ 그 눈빛함 보소~~

이태석 신부님............ 아흐, 신부님은 생각만해도 가슴이 따뜻해지고
눈물이 난다.
이 삭막한 세상에 신부님같은 분이 있어 얼마나 위로가 되었는지.
무엇보다  독학으로 배운 피아노와 각종 악기들, 작곡, 지휘 몬하는게 음써...
다큐로는 부족하다. 촉촉한 영화 한편 만들어 주세요.^^

............

한해 동안 이곳을 방문해 주신 모든 분들께 고맙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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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11-01-01 16: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폭설 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셔요.^^

폭설 2011-01-02 18:56   좋아요 0 | URL
마노아님도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 적막한 저의 서재에 마노아 님이
이렇게 첫 발자국을 남겨주시네요. 고독이 고독하면서도 고독이 좋아
요샌 서재마실도 잘 안가고 칩거하고 있어요. ㅎㅎ
올해의 마무리는 마노아님 덕에 <울지마 톤즈> 보고 엉엉...
<내친구가...>책보고 울컥울컥 했어요.^^ 감사 드려요.

사람을 울리는 것은 역시 마음이더군요. 아름다운 마음.
그럼 늘 아름다운 마음을 견지하며 살아나가요.^^

 

아침에 일어나니 안개가 자욱했다. 베란다 난간에 빗방울이 동글동글 맻혀있는 걸 보니 간밤에 비가 왔구나...
해서, 아이들 등교길에 우산을 가져가야 되나 어쩌나 확인하기 위해 방충망을 열고 손을 뻗으니
여전히 비가 조금씩 내리고 있었다.

우산은 가져가는 걸로 결론이 나고 ... 나의 하루는 무엇으로?

지지난호<시사인> 영화면에서 김세윤씨가 추천하기에 찜해둔 <배리드>를 보러가야지 생각했는데
비가와서 , 이 비를 뚫고 보러가야 하나 그냥 누질러 앉아야하나 왔다갔다 서성이다
이나이에 무슨 충성으로  우산을 받치고 까지 극장엘.... 게다가 오늘처럼 시야가
오리무중인날에 관속에서 두시간 견디는 것을 보자면

필시, 나 또한 폐쇠공포증을 느낄지도 모를일이라며 다음을 기약했다.

주말을 보낸 '집구석'이 말이 아니라 후다닥 청소를 하고, 휴~ ,잠시 망연한 가운데
문득 <락락락>이 떠올랐다.  '길 라임'이라는 주인공 이름에 반해 <시크릿 가든>을 쭉 보게 되었는데
그 바람에 <락락락>을 못 봤다.

(길라임! 정말 아름답지 않은가. 길라임이라는 이름때문에 하지원씨까지 좋아져 버렸네~~
세상에, 드라마 내용도 아니고 주인공 인물도 아닌 주인공 '이름'에 반해 드라마를 보게 되다니 참 알다가도 모를 내마음..ㅋㅋ)

아무튼,  다시보기를 통해 <락락락>을 봤다.
흉내가 아닌 진짜로 밴드출신 연기자가 기타를 치니 새로웠다.
부활의 노래라면 고 김재희씨가 불렀던 <사랑할수록>을 음식점 알바 시절 스피커에서
매일처럼 흘러나와 매일처럼 들었고 매일매일 위로받았던 것이 전부...

국민할매가 티비에 출현하고 나서야 그곡을 김태원이 작곡했다는 것을 알고 그에게 급호기심.

그의 삶을 들여다 보자니 아름다운 곡은 그냥 나오는게 아니고 다 산고를 거쳐서 절명의 순간
한줄기 빛처럼 그렇게 태어났구나.

개인적으로, 김태원씨 목소리가 더 괜찮은데...^^
창자 끝에서 비틀어 쥐어짜며 뽑아올리는 듯 한
김태원씨의 목소리가 더 호소력 있어....  

하여간 다음주가 겁나게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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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만에 나의 결혼 중매 할머니를 뵈러 갔다. 햇수로 2년여 만이었다. 할머니는 여전했다. 이런저런 얘기꽃을 피우다가 몇 년 전에 돌아가신 할머니의 남편인 할아버지의 일대기를 듣게 되었다.

 

할아버지가 키는 작았어도 인물은 훤했던 걸로 기억하는데 세상에 그 인물 그대로 묵히기 아까우셨는지 인물값을 상당히 많이 하였다고. 이제는 다 지나간 이야기이고 할아버지도 떠날 때는 신사답게 할머니 고생 안 시키고 떠났기에 미움도 원망도 없이 다만 웃으면서 할머니는 할아버지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세상에 바람도 바람도 어쩜 그리도 피우는지. 28, 30세 때 두 번, 그리고 마흔 넘어서 두어 번 그리고 중간 중간 잠깐씩 여자 없는 날이 없었지. 춤도 얼마나 잘 추는지 댄스 대회 나가서 맨날 상 타오고...."

"그 옛날에 춤을 잘 추셨다니 놀라운데요."

 

"나가기만 하면 여자들이 줄줄이 붙고 여자 데리고 와서 석 달, 넉 달씩 살게 되면 밥해 바치고 빨래해 바치고. 어느 때는 애 딸린 이혼녀가 애까지 데리고 와서 서너 달 묵었는데 그 애 옷까지 사주며 영감이랑 잘해보라고 떠받들어 주었지."

"왜요?"

 

"나는 영감 없이도 살 수 있었거든. 영감 없이 살고 싶기도 했고. 그렇게 여자를 데리고 오는데 살고 싶은 여자가 어디 있겠노. 애들 교육상도 안 좋고. 또, 애들 키우고 돈 벌고 등 일절 가정일은 내가 다했기에 영감이 필요 없기도 했고. 그래서 바람나 데려온 여자들이 부디 영감이랑 살아준다면 나는 애들 하고만 살 생각이었지. 그런데 여자들이 서너 달 살고 나면 모두들 인사하고 가버리는 거야."

"왜요?"

 

"형님이 너무 어질어서 도저히 더 있을 수가 없고, 또, 무엇보다 저는 형님처럼 00씨에게 잘 하지 못하겠기에  떠납니다. 그동안 면목 없고 고마웠습니다."

 

그렇게 떠나고 나면 할아버지는 또 새로운 여자를 데리고 오고, 할머니는 밥해주고, 또 떠나고 또 데리고 오고 그렇게 한평생을 살았다고. 그중 절정은 당시(1970년대?) 돈으로 꽤 큰 160만 원인가를 들고 나가 다 쓰고 할아버지는 거의 사망 직전의 몰골로 들어와 기절한 듯 도무지 기운을 차리지 못하였다고 한다.

 








  
할머니는 자그마하다. 그러나 통은 얼마나 크신지..^^스물부터 여든 넘은 지금까지 선남선녀 짝지어주고...화초는 또 얼마나 잘 키우시는지...^^
 
할머니









 

"그래서요?"
"보약 한재, 소다리 긴 것 하나, 뱀장어 세 마리를 고아먹이니 겨우 소생하더라."

 

"할아버지가 그 정도였으면 아드님도 한 가닥 할 만한데 할머니가 자식들에게 할아버지 험담을 하진 안으셨나 봐요?"

 

"머 할라고 그래. 안했지. 내가 이래 뵈도 머리는 있거든. 호호.  푸념해봐야 자식한테 좋을 것 하나 없어. 오히려 눈치 못 채게 감쌌지."

 

할머니의 현명한 처신 때문인지 할머니의 1남 3녀는 모두 부모로부터 좋은 것만 물려받았다. 할머니의 어진 성품과 생활력에다 할아버지의 '인물'을 닮아 다들 수려한 '외양과 내모'로 마음의 상처 없이 행복한 가정들을 꾸리며 잘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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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례문 방화사건에서도 그랬듯이 상식으로 이해안가는
그런 일들이 벌어질때 나는 속으로 늘 뜨끔한다.
'혹 문제의 인물이 경상도 사람이면 어쩌나.....'

김대중 대통령 방화는 누구라고 밝혀지지 않아 모르겠으나
그때도 뜨끔했다. '혹시 또 경상도라면 이 쪽을 어이하리...ㅠㅠ'

어제 역시 마찬가지였다.
무심코 컴을 켰다가 노대통령 묘소에 인분을 투척했다는 기사제목을  보고
'필시 또 경상도이지 싶다'는 불길한 예감에 휩싸였는데...... 이런.... 역시나 였다.

아유, 쪽....참으로 부끄럽고... 이렇게 해서 '고담대구'라는
'낙인'을 또 한번 크게  '찍는'구나.

다른 곳도 아닌 내가 사는 지역 역에서 기차를 타고
내가 봉하마을 갈때의 딱 그 코스로 '똥물'을 들고 가셨네.

노무현 재단 입장이야 당연히 강경해야 겠지만
한편으로는 그분이 진정으로 자신의 어리석음을 자각할수 있는 심심한
대화의 시간, 공부의 시간도 마련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어제는 막연히 꽉 막힌 나이든 사람의 우발적 행동이겠거니 했는데
오늘 그분의 필체를 확인하고 보니 결코 무학인 사람은 아닌듯 하다.
그리고 10년 전 60이라면 노인이 맞지만 요즘 60은 정말 청춘이다.

62살이라고 하던데,

따지고보면 내 큰 형부 보다 젊은 나이고  오빠보다 기껏 두어살 더 많다.
우리 오빠 올 내일 환갑 되어가지만 정말 예전 할배하고 다르게 그저 조금 늙은 청년일 뿐이다.
그러니 똥물 투척 그분도 육십 할배가 아니라 육십 오빠다.

그러니 고지식한 노인의 우발적 행동으로 우야 무야 할게 아니라
전문 교수진과 심리 상담가등을 초빙해서 그분에게
현대사 강의나, 나와 다른 생각을 가졌던 전직 대통령을,
그것도 억울하게 돌아간 대통령을 이해하는 방법등에 대해 '과외' 좀
해주었으면 좋겠다. 그게 진정 노인(노인도 아니지만)공경 아닌가.

그리고 자신이 자신의 똥물(이럴땐 언론도 한자 쓰지말고 우리말을 써야... 그래야 그 행위의
진정성(?)이 확! 드러난다)을 던질 때만해도 스스로의 행위가 백프로 정당했겠지만
혹, 그 후 마음속으로 뭔가 내가 크게 잘 못 한 게 아닌가 하는 양심이 깨어난다면,

비난하기 보다 법적으로 단죄하기 보다 먼저 스스로 속죄할수 있게
기회를 주어야 하지 않을까... 물론 혼자만의 생각으로는 스스로의 잘못을 깨달을수 없을지
모르니 이 역시 전문가연하는 사람들이 붙어서 강요가 아닌,

대화를 통해서 그분의 머리속이 똥물 그 이전에는 생각도 못했던 새로운
사고의 길을 열어갈수 있게 도와 주었으면.... 너무 이상적인가.

뭐, 나는 똥물 이분 덕분에 간만에 노무현 재단 누리집에 들어가 잊었던
눈물 한자락 쏟고 왔다.  
노래 하나 발견하고 왔다.
올 해 가기 전에  봉하마을 한번 가야지 생각했다.

이렇게 해서 우리는 또 님에게 마음의 빚을 하나 더 지는군요. 죄송합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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