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전쟁 기념관. 개인적으로 용산 전쟁기념관엘 아직 가보지 못했다.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한번은 가봐야 되는 게 아닌가 하면서도 지방이라는 핑계로 늘 이름 듣는 걸로 끝나고 있다.
그런데 신문이나 방송을 보다보면 심심찮게 이 '전쟁기념관'이라는 이름을 접하게 된다.
그때마다 '그 이름 하 수상타. 어떻게 안 되겠니?' 의문을 품어보지만 생각뿐이었다. 그러다 언젠가, 누군가 '어디 기념할게 없어서 전쟁을 기념하냐'며 그 이름 부당하다 항의하는 것을 듣고 속이 다 시원하였다.
그러나, 그것은 한 개인의 하소연일 뿐. 그로부터 날이 가고 달이가도 전쟁기념관은 여전히 전쟁기념관으로 각종 매체에 오르내렸다.
하여 '기왕 명패 단 것을 어떡하겠어. 나름대로 바꾸지 못하는 속사정도 있겠지.' 하며 무관심 모드로 전환했다가도 '전쟁기념관'이라는 글자를 보거나 방송에서 발음하는것을 들으면 나도 모르게 확 올라온다.
'정말이지. 이건 아니잖아, 이건 아니잖아.'
전쟁이란 기념할게 아닐뿐더러 '기념'이란 말에서는, '반성'과 다시는 그러한 반복을 하지 않겠다는 '다짐'이 느껴지지 않는다. 기념은 좋은 것에다 붙이는 것이지 기억하기 괴로운것에 붙이는 것은 아니라 본다.
그 끔직한 동족상잔의 비극은 정말이지 두 번 다시 반복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런데, 요즘 일련의 사태는 우리가 종전 아닌 휴전 중이었음을 소름 돋게 환기시켜주어서 심히 근심스럽다.
여론의 반절은 열배, 백배 값아 주자고도 하던데 복수가 정답이라 생각하는 사람들, 우선 전쟁기념관에 한번 가보는 것은 어떨까. 가서 우리가 그 시절을 어떻게 겪고, 견뎌야 했는지 뼈저리게 한번 봐야 하지 않을까.
아무튼, 전쟁기념관, 전쟁기념관, 전쟁기념관. 너무 이상하다. '전쟁'이란 말이 너무도 쉽게 발음되어 가슴 철렁하는 이참에 확실히 개념 정리하고 가자. 즉, 전쟁기념관에 제대로 된 이름을 달아 주자. '전쟁기록관'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