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야 누나야 겨레아동문학선집 9
김소월 외 지음, 겨레아동문학연구회 엮음 / 보리 / 199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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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야 누나야 강변살자  

뜰에는 반짝이는 금모래빛

뒷문 밖에는 갈잎의 노래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

-詩:김소월 14쪽-

나의 애송시요, 가장 즐겨부르는 동요인 소월님의 '엄마야 누나야'가 실려있다. 외에도 90여편의 동시가 실려있는데, 그 중 많은 시가 동요로 지어져 어릴 적 부터 어린이의 입에 오르내리던 정겨운 童詩들이다. 윤극영님의 '반달' '설날' 등을 비롯하여 여러 시인들의 '고드름' '꼬부랑 할머니' '오빠생각' '고향의 봄'  등등. 시를 읽다가 아이들과 함께 동요를 부르면서 마음을 순화시킬 수 있었다. 나 어릴적 고모가 불렀고, 언니가 부르기에 입으로 배웠던 그 노래들을 다시 부르면서 가물가물한 옛 기억도 더듬으며 동심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이 책의 작품들이 더욱 순박하고 애틋한 것은 왜 일까? 그것은 시들이 쓰여진 시대적 배경과 밀접할 것이다. 우리 문학의 근대기인 1920년대~30년대는 일제 강점기와 해방 직후에 쓰여진 시들이다. 우리 민족이 일제에 나라를 빼앗기고 가장 고통스럽던 시기이다. 외압으로 숨도 못 쉴 만큼 억눌리고 억울했던 시기에 희망이라곤 자라나는 아이들 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리고 36년간의 식민지 체제하에서  창씨개명과 조선말 사용금지 등 일본은 교활한 문화정책으로 우리 민족성을 말살하려고 했다. 이런 상황에서 아이들에게 우리 글로 된 시를 짓고 노래로 부르는 것은 시의 유희적인 기능을 능가했을 것이다. 우리민족혼을 면면히 이어나가는 동앗줄같은 역활을 했지 않을까?

아이들과 이 책을 공부하면서 식민지라는 특수한 시대적 상황도 함께 공부할 수 있었다. 시대를 초월하여 사랑받는 동시를 만날 수 있어서 좋았다. 식민지를 겨울에 비교한다면 여기 실린 동시들은 눈보라 속에서도 새파랗게 자라나는 보리싹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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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몸 라루스 어린이백과 4
길벗어린이 편집부 엮음 / 길벗어린이 / 199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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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벗어린이 출판사에서 펴낸 '우리몸'은 12권으로 된 자그마한 백과사전 중의 한 권이다. 서평을 쓰기 위해 검색을 했더니 이 책이 알라딘에서 우리 몸에 대한 주제로 판매 3위에 속한다고 나왔다. 2판13쇄의 놀라운 기록에 나도 조금은 기여(?)했다고 생각하니 괜히 흐뭇했다. 2002년도부터 내가 구입한 것만도 족히 이십 여권은 되니까.

어린이들이 자라나면서 호기심을 가지는 첫째 대상이 바로 우리 몸이다. 갓난아기 때부터 손가락 발가락을 빨면서 인체에 대해 탐험을 시작하여 몸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을 해댄다. 그만큼 인체는 구조가 복잡하고 다양한 현상을 나타내며 신비로 가득 차 있다. 몸에 대한 공부를 할 때, 언제나 활기를 띠는 것은 평소에 궁금해 하던 것이 바로 풀어지기도 하거니와 자기 몸에 바로 획인하거나 적용해 볼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태아가 뱃속에서 자라는 과정과 출생과 함께 성장하고 늙어 노인에 이르기까지를 설명해 주고, 피부, 감각, 몸 속의 각 기관을 계통별로 알려주고 있다. 일반 백과사전처럼 작고 빽빽한 글씨로 온갖 상세한 내용이 적힌 것이 아니라 핵심적인 내용을 대략적으로 다루었다. 그래서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들이 전반적인 우리 몸에 대한 이해를 돕는 데 짧은 시간 안에 공부할 수 있는 잇점이 있다. '인체의 신비전'에 갈 계획이라면 미리 공부하기에 아주 유용한 책이다(혹은 다녀 온 후라도). 실린 삽화도 편안한 색감에 비교적 깔끔하다.

 나는 이 책으로 공부할 적마다 우리 몸이 얼마나 소중한 가를 강조한다. 대체로 사람들은 머리 속에 든 지식이나 마음(또는 정신)에 비해 우리 몸은 소홀히 여길 때가 많아 보인다. 마음이나 정신, 지식과 더불어 너무나 소중한 것이 우리 몸이다. 껍질없는 계란이 존재할 수 없듯이 우리의 소중한 자아를 담아내는 그릇인 몸은 너무나 중요하다. 이 중요한 몸을  잘 관리해야 겠다. 기억하자. "건전한 신체에 건전한 영혼이 깃든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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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도둑 한빛문고 6
박완서 글, 한병호 그림 / 다림 / 199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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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로는 못 풀어 낼 답답한 심정을 동화의 형식에 의탁하여 쓴 글이라고 저자 박완서님이 말하였다. '미망''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그 해 겨울은 따뜻했네'등의 주옥같은 작품을 통해 붓을 마음껏 움직이는 달필의 소설가가 박완서님이다. 그런 그녀에게 미처 못 풀어낸 이야기 있다니 호기심이 생겼다.

표제작 '자전거 도둑' 과 다섯 편의 단편동화를 다 읽고 덮을 때, 이야기를 쓰기 전의 작가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었다. '아, 바로 이 이야기를 하고 싶어 그렇게 답답했었구나......' 읽고 난 후 내 가슴에도 한줄기 시원한 바람이 부는 듯 하였다. [자전거 도둑]中 보리밭에 부는 바람과 같이.

우리의 삶의 터전은 갈수록 산업화되고 문명화되어간다. 도시 속에서 아이를 키우며 안타까운 일이 있다면 아이들의 마음이 공허한 것들로 채워지는 일이다. 현재 도시의 주역인 어른에게는 어릴 적 뛰놀던 뒷동산이 있고, 냇가에서 송사리를 잡던 추억이 있다. 도시태생이라도 현재의 아이들과는 사뭇 다른 풍경 속에서 자랐을 것이다. 어른들은 삭막한 현대생활에서 그나마 마음이 안주할 추억을 간직하고 살아가는 셈이다. 요즘 아이들은 콘크리트로 둘러싸인 공간에서 부드럽고 말랑말랑한 흙의 감촉을 아는 아이는 드문 것 같다. 가상현실게임을 즐기고 사이버 상에서 친구를 만나며 점점 자연과는 동떨어진 생활을 한다. 그리고 그들이 보는 것은 무슨 사고가 터지면 집값이 똥값이 될까 걱정하고, 학군 따라서 이사하며 평수 큰 아파트에서 사는 것을 복이라고 생각하는 어른들이다. 이런 환경 속에서 그저 잘 먹고 잘 사는 것이 아이들의 최고 가치관으로 형성될 수 있지 않을까?

작가가 말하고 싶었던 주제-눈에 보이지 않는 마음을 가꾸는 일. 순수한 영혼을 가지고 올바른 마음의 잣대를 가지는 일. 그리고 참혹한 현실 속에서도 노랗게 꽃 피울 수 있는 [옥상의 민들레꽃]의 민들레처럼 진정한 용기를 배우기를 바라는 것이다. 투신자살을 하지 못하도록 막는 것은 쇠창살이 아니라 한 줌도 안 되는 흙에서도 꽃을 피우는 민들레임을 깊이 공감한다. 여섯 편의 각기 다른 동화이지만 이야기마다 민들레가 피어있는 것을 나는 볼 수 있었다. 이 책은 아이들에게 삶 속에서 민들레를 식별할 수 있는 맑은 눈을 뜨게 해 줄 것이다.

(초등 5~6학년, 중학생용으로 분류되어 있지만 어른이라도 삶의 민들레를 발견하지 못해 답답한 사람이면 읽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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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쪄낸 찐빵
이만재 지음 / 두란노 / 199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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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카피라이터임을 제목만 봐도 알 수 있다. <막 쪄낸 찐빵>-찐빵집은 으례 수수한 시장터나 골목에 몇 평 안 되는 가게를 차려 놓고 찜통 뚜껑을 열 적마다 뭉개뭉개 뽀얀김을 피우며 출출한 길손들을 부르고 있다. 구수한 냄새에 달콤한 맛 게다가 서민적인 가격에 찐빵은 누구에게나 친근한 먹거리이다. 그러나 아무리 맛있는 찐빵이라 할지라도 식어버렸다면 사람들은 외면할 것이다. 그러니까 진빵은 막 쪄내어 따끈따끈함이 생명이라고 할 수 있다.

교회안에서 흔히 쓰는 말 중에 하나가 '첫사랑을 회복하라'이다. 주님을 처음 만나던 날의 감격과 눈물어린 회개, 감사를 신앙생활을 거듭할 수록 잃어버리고 만다. 눈을 감고 마음 속으로 '주님!'하고 부르기만 해도 가슴이 뭉클해지던 감동을 이젠 자주 느낄 수 없다는 것은 내가 '식어버린 찐빵'이 되었기 때문일까......

이 책은 내가 선물을 많이 한 책 중에 하나이다. 주로 갓 입교한 분들이나 세례를 받는 사람들에게 선물했다. 우선 책 두께가 얇아서 자주 선택되었을 것이다. 부담없이 끝까지 읽을 수 있다. 그리고 적어도 서른권 이상은 선물했을 것 같은데 책값이 저렴하여 가볍게 선물하기에 좋았다.(찐빵값만하다)그러나 무엇보다 이 책을 선택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하나님의 자녀로 갓 태어난 이만재님의 솔직담백한 고백이 감동을 주기 때문이다. 이미 중년을 지났고 사회생활도 할 만큼 해서 처세에도 능수능란할 사람이 어쩌면 이다지도 보드랍고 순수할 수 있을까! 하나님 앞에서는 누구나 순진무구한 아기인가보다. 자연스런 말투와 위선을 섞지 않은 그의 일상의 고백을 다시 보면서, 닳아빠지고 교만스러운 나는 찔림을 받는다.

초신자에게 선물했던 책이지만 주님을 향한 따뜻한 사랑을 회복하고 싶은 사람에게도 적극 추천하는 바이다. 싸늘한 가을바람이 분다. 주위에 안쓰러운 사람들(나를 포함한)에게 따끈따끈한 막쪄낸 찐빵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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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학년이 읽고 싶은 생각동화 1 - 내가 읽고 싶은 책 107
소중애 지음, 여춘희 그림 / 주니어파랑새(파랑새어린이) / 200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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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음표가 사람이 고개를 숙이고 무엇인가 골똘히 생각하는 모습에서 만들어진 부호라는 것을 처음 알았다. 그러고보니 물음표의 생긴 모습이 참 귀엽다. 봄날 따순 양달에 턱 괴고 앉아 개미의 행렬을 바라보며 뭔가를 곰곰히 생각하는 아이같다. 아이들을 키우면 나의 지식의 짧음이 한탄스러울만큼 질문을 해단다. 뭐가 그렇게 궁금한 것이 많은지!

'엄마, 왜 개미는 한 줄로 서서 다녀요?'
-어머, 정말이네. 온통 다닐 수 있는 길인데 왜 한 줄로만 다니지?-
자연과학에 밑천이 짧은 나는 대답은 커녕 같이 궁금해서 안달을 낸 적도 있었다.

지금도 아이들의 '왜?'질문은 끝나지 않아 대답을 알아내기 위해 도서관을 뒤지고 몇 날 며칠 고민을 하게 하지만 나는 이렇게 질문쟁이인 우리아이들에게 고마움을 느낀다. 물음을 던질 수 있는 것은 해답이 반드시 있다는 말이다. 나를 둘러싼 사물을 그저 쉬어 넘기지 않고 관심있게, 밀도있게 지켜본다는 것은 얼마나 중요한 일인가.

이 책은 초등학교 1, 2학년 정도의 아이들이 지루해 하지 않을 분량(3~5장)의 동화를 들려준 후 [생각을 나누어요]라는 간지를 넣어 몇 가지 질문을 하는 형식으로 되어 있다. 보통 책을 읽는 아이들을 보면 얼마간 재미있게 읽다가 책의 삼분의 일정도를 읽으면 벌써 내팽기치고 달아나거나 지루해 한다. 이 책은 이야기의 단락을 짧게 나누어서 독서력이 얕은 아이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다음 내용이 궁금해서 급하게 읽는 아이도 있다. 이렇게 통독을 1회 한 후, 재독이 가능하다면 문제가 없겠지만 대체로 한 번 읽은 책은 손을 안 대는 아이가 많은 것 같다. 책읽기가 내용만 이해하고 '아, 재미있었어.'하고 그치는 것은 아쉬운 일이다. 내용을 좀 더 곰삭혀 보고, 내게 빗대어 생각해보는 등 좀 더 내면화된 책읽기가 되어야 할 것이다.

이 책은 그 점에 조금 더 주안점을 둔 것 같다. 짧은 단락이 끝날 때마다 질문을 던지는데 내용의 이해를 묻는 문제와 좀 더 깊이 생각해 볼 문제를 묻는다. 물론 이 부분에 와서 책읽기를 멈추고 실제로 생각하는 아이는 드물것이다. 그러나 책을 읽고 난 후 머릿속에서 그 생각이 떠오를것이고 혼자 걷거나, 세수를 할 때 한번쯤은 생각할 것이다. 아이가 스스로 생각을 하지 않는다면 부모님이 자연스럽게 질문을 유도할 수도 있으니 좋은 독서지도 방법을 알려 주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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