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쪄낸 찐빵
이만재 지음 / 두란노 / 1997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저자가 카피라이터임을 제목만 봐도 알 수 있다. <막 쪄낸 찐빵>-찐빵집은 으례 수수한 시장터나 골목에 몇 평 안 되는 가게를 차려 놓고 찜통 뚜껑을 열 적마다 뭉개뭉개 뽀얀김을 피우며 출출한 길손들을 부르고 있다. 구수한 냄새에 달콤한 맛 게다가 서민적인 가격에 찐빵은 누구에게나 친근한 먹거리이다. 그러나 아무리 맛있는 찐빵이라 할지라도 식어버렸다면 사람들은 외면할 것이다. 그러니까 진빵은 막 쪄내어 따끈따끈함이 생명이라고 할 수 있다.

교회안에서 흔히 쓰는 말 중에 하나가 '첫사랑을 회복하라'이다. 주님을 처음 만나던 날의 감격과 눈물어린 회개, 감사를 신앙생활을 거듭할 수록 잃어버리고 만다. 눈을 감고 마음 속으로 '주님!'하고 부르기만 해도 가슴이 뭉클해지던 감동을 이젠 자주 느낄 수 없다는 것은 내가 '식어버린 찐빵'이 되었기 때문일까......

이 책은 내가 선물을 많이 한 책 중에 하나이다. 주로 갓 입교한 분들이나 세례를 받는 사람들에게 선물했다. 우선 책 두께가 얇아서 자주 선택되었을 것이다. 부담없이 끝까지 읽을 수 있다. 그리고 적어도 서른권 이상은 선물했을 것 같은데 책값이 저렴하여 가볍게 선물하기에 좋았다.(찐빵값만하다)그러나 무엇보다 이 책을 선택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하나님의 자녀로 갓 태어난 이만재님의 솔직담백한 고백이 감동을 주기 때문이다. 이미 중년을 지났고 사회생활도 할 만큼 해서 처세에도 능수능란할 사람이 어쩌면 이다지도 보드랍고 순수할 수 있을까! 하나님 앞에서는 누구나 순진무구한 아기인가보다. 자연스런 말투와 위선을 섞지 않은 그의 일상의 고백을 다시 보면서, 닳아빠지고 교만스러운 나는 찔림을 받는다.

초신자에게 선물했던 책이지만 주님을 향한 따뜻한 사랑을 회복하고 싶은 사람에게도 적극 추천하는 바이다. 싸늘한 가을바람이 분다. 주위에 안쓰러운 사람들(나를 포함한)에게 따끈따끈한 막쪄낸 찐빵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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