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거울 속의 슬픈 얼굴 - 사람 담은 최민식의 사진 이야기
최민식 글, 사진 / 현실문화 / 200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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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사진을 종이거울이라고 표현한 것이 참 재미있다. 가난한 농부만 그린 밀레의 정신으로 밀레의 그림을 닮은 가난한 서민들의 사진을 찍는 다큐멘터리 사진가. 사진 뿐만 아니라 글에도 똑같은 그의 인생관과 삶이 녹아 있다. 외면하고 싶은 아픔을 담은 그의 사진들은 어떨 땐 똑바로 쳐다보기가 민망하여 고개를 돌리게 한다. 하지만 사진 속에 나오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잊고 지내던 먼 친척이나 매일 스치듯 가까이 살고 있는 낯모르는 이웃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그의 사진을 보고 있으면 어리고 힘들었던 시절이 아련히 떠오르기도 한다. 그래서 어쩌면 자신을 닮은 낯익은 얼굴과 꾸민없는 표정을 발견하게 되면 거부할 수 없는 정감을 느끼게 된다. 지은이는 자연보호와 독서를 권하기도 하고 겉멋만 추구하는 요즘 사진들을 나무라기도 한다. 외면한 채 살고 싶은 현실에 과감하게 카메라를 들이댄 저자의 용기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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