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로 깎은 책벌레 이야기
김진송 지음 / 현실문화 / 2003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무토막, 톱, 니퍼, 장도리, 포크레인의 부러진 이빨이 멋진 작품이 되었다. 처음부터 작품을 위해 만들어진 것 같다고 하면 너무 흔한 칭찬일까? 어떻게 자루가 부러진 삽이 새가 되었는지 아는가? 재치 넘치는 재미난 목각 작품들이 상상의 나래를 마음껏 펼치게 한다. 작품들이 들려주는 사연을 듣다보면 입가에 배시시 웃음이 배어나오기도 하고 별세계의 은밀한 비밀 한 가지를 기웃거리는 기분이 들기도 한다. 고운 나무 결이 드러나고, 동글동글 부드러운 곡선으로 된 작품들은 세파에 찌들려 각 나고 모난 마음을 순하게 정화해준다. 바그다드에 새로 생겼다는 폭탄이 가득 매달린 날개를 가진 독수리상은 요즘의 세상살이를 한껏 풍자해주기도 한다. 작가는 숲 속에서 생활 하나보다. 많은 작품들이 숲에서 만났을법한 곤충들을 닮았다. 얼핏얼핏 환경 문제를 이야기하기도 한다. 그 많은 작품이 거의 같은 해에 만들어진 것도 놀랍다. 작가가 들려주는 친절한 해설을 들으며 마음이 따뜻해지는 작품 전시회를 다녀온 기분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