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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 속의 새, 그림 속의 새 2
정민 지음 / 효형출판 / 2003년 6월
평점 :
절판
‘양치기 소년’ 우화가 생각나는 기러기 사냥법, 철새를 알지 못해 겨울에는 밭 속에 들어가 진흙으로 몸을 감싸고 겨울잠을 잔다는 상상도 재미있다. 다양한 새 이름의 유래, 새 때문에 산의 이름이 바뀌기도 하였다. 동일한 새의 이름이나 울음소리도 사람의 입장에 따라 정말 다양하게 읽혀지고 들려지나보다. 그들의 형편 따라 듣고, 들은 대로 한자와 어울러 그들의 삶을 연관시키고 교훈을 이끌어내는 것이 운치 있다. 정확한 새의 이름을 규명하기 위한 옛사람들의 노력과 토론을 담은 글도 나를 돌아보게 한다. 현대의 도시생활에서는 계절 따라 찾아오는 다양한 새들을 보기도 어렵고 그들이 내는 다양한 소리를 구별하여 들을 수도 없어 더욱 아쉽다. 순간에 기록되는 사진과 달리 많은 정성과 시간이 소모되었을 정교한 그림들을 보는 재미도 수월찮다. 김홍도의 그림은 스냅사진 같다. 그림 속에 담으려 한 생각들을 떠올려보면 입가에 웃음이 번지기도 한다. 우리 땅에 살았던 그리고 지금도 어딘가에서 살아가고 있을 새들의 이야기를 읽으며 모처럼 여유롭고 즐거운 독서의 기쁨을 맛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