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모양을 중시하는 인간들은 책조차 표지 디자인을 보고 판단하는 경향이 있다. 내가 그렇다. 어째 책표지가 누르께하고 제목도 6~7십년대나 어울렸을 것 같은 삐뚤빼뚤해 보이는 촌스런(?) 글씨체다. 또 크기는 왜 그렇게 크게 썼는지. 표지만으론 쉽게 호감이 가지 않는 책이다. 그러나 펼쳐서 몇 쪽을 쓱 훑어보곤 생각이 바뀌었다. 범상치 않은 생각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시류에 흔들리며 쓸려 다니는 우리 인생을 생각해보게 한다. 때론 현란해서 혹하기도 하고, 때로는 어지러움으로 숨 막히게도 하는 일상사들을 가지런히 정리해주는 것 같다. 옹달샘 위에 가득 쌓인 낙엽 나부랭이를 헤치고 퐁퐁 솟는 맑은 샘을 보는 것 같다. 당당하고 힘이 있는 글을 쓸 수 있는 것은 아마 그의 삶이 그의 글과 일치하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