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시오노 나나미다. 역사의 현장을 여행하며 인터뷰 하듯 한 사람이 묻고 한 사람이 답하는 형식으로 쓰여진 책이다. 독자의 손을 잡고 역사적인 유적들이 놓여 있거나 건설되어 있는 현장으로, 때로는 박물관에 전시된 그림 앞으로 이끌고 다니며 설명해주는 것 같다. 들여다보는 듯 술술 읽혀지는 글 솜씨가 돋보인다. 풍부한 지식, 본문에 관련된 다양한 자료 사진들은 르네상스 시대의 현장으로 나를 인도해준다. 종이의 질도 제본도 마음에 든다. 현장을 간접 여행하는 것 같기도 하고 당시의 명작이 가득한 박물관을 소유하는 것 같기도 하다. 당시 상황에 대한 지식이 없는 내겐 그림에 나오는 배경과 소품들에 대한 설명이 좀 더 자세했으면 하는 작은 아쉬움이 있지만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좋은 교양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