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부터 집에 가는 방법을 바꿨다. 전에는 전철,다시 전철, 그리고 마을버스 타고 집으로 가는 방법이었다. 전철만 한시간 넘게 타는 정말 지겨운 길이었지만, 막히는 퇴근시간에 그래도 어느 정도의 시간을 보장해 주었기 때문에 할 수 없었다. 전철에서는 자리없으면 서서 책보고, 앉으면 자고...이런 방식의 연속이었다.
전철안에서 책을 보면 좋으련만, 앉기만 하면 병든 닭처럼 꾸벅꾸벅 졸기만 했고,. 음악을 들어도 지루하기는 매한가지였다. 거기다 겨울에는 깜깜할 때 집을 나서서, 깜깜할 때 퇴근하니, 해 볼일이 없었다.
그러다 집으로 가는 새로운 루트를 발견하게 되었다. 전철을 타고 한강진 역에 내려서 아무 버스나 잡아타고 한정거장 가서 거기서 집앞까지 가는 광역버스를 타는 것이다. 시간은 전철 타고 갈 때 보다 5-10분 정도 단축되고, 거기다 이제 해가 길어져서 버스타고 가는 동안에도 해를 볼 수 가 있다. 물론 좌석버스이지만 고속도로를 달리는 30분 정도는 서서 가야 되지만.....하루에 한시간 정도 바깥경치를 보고 광합성 작용을 할 수 있다는 것이 너무 좋았다.
또 버스 정류장이랑 집이 좀 떨어져 있어서 하루에 10분 정도라도 일부러라도 걸을 일도 생겼다. 광합성 작용도 하고 운동도 하고..ㅎㅎ
책은 못 보지만 정말 오래간만에 배철수 아저씨의 라디오도 들으면서 올 수 도 있다. 전철타고 다녀도 앉기만 하면 잤으니,책이야 뭐-_-
며칠전에는 노선 답사차원과 야근 하기 싫어서 남기고 온 일 마무리를 위해 집에서 평소보다 이른 6시 40분쯤 나가서 버스를 탔다. 7시전에 탔음에도 불구하고 종점인 우리 집을 떠나서 ,5정거장이 지나자 자리가 다 찼다. 세상에 그 이른 새벽에 자리가 다찬 좌석을 사람들이 계속 타고 있었다. 나만 내가 부지런을 떨었다고 착각을 했던 것이다. 그렇게 상쾌하고 의욕적인 기분으로 아침을 시작하니 일이 아주 조금은 잘 되었다.ㅎㅎ
역시 사람이든 식물이든 해를 보면서 살아야 된다. 이상한 결론인가?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