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는 고통을 피하려 하거나 쉬운 길을 택하려는 게으름이란 원죄가 있다. 이 원죄는 언제나 존재하는 엔트로피의 힘으로 우리를 수렁 속으로 퇴행시킨다.

에너지는 보다 정돈된 상태에서 덜 정돈된 상태로 보다 고차적 분화의 상태에서 덜 분화된 상태로 나아간다. 그래서 아래로 아래로 흘러서 마침내 완전 해체되어 미분화의 상태인 엔트로피 상태가 된다.

이 엔트로피의 힘을 이겨내는 정신적 영적 성장을 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는 어리고 젊은 시절의 낡은 지도에 집착하여 그 옛날 방식대로 일을 하고 쉬운 길을 택하려 한다. 영적 성장을 이루려면 이것을 이겨내고 보다 어렵고 힘든 길을 선택해야 한다. 머리 속에 에전에 녹음된 테이프를 새 테이프로 바꾸어 끼워야 한다. 새로운 정보로 지도를 개편하고 새로운 관계로 존재를 확장하려고 해야 한다. 이렇게 성장하도록 하는 힘은 어디서 나오는가? 우리는 이것에 대하여 이름을 붙였다. 그것은 사랑이다.

-- M. 스캇 펙, <창가의 침대>, 이상호 옮김, 열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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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통을 피하려 하거나 쉬운 길을 택하려는 게으름이란 원죄......

나는 재능도 없고, 독해질 이유도 없어, 라고 말하면서 도망치고 싶어하는 게으름

"재능이 없는 것을 알고도 더 가야 할까"라는 말을 할 만큼 열심을 다해 걸어오지 않았으므로 그런 말을 할 자격은 없다는 지적은 타당하고도 적절하다.

엄살을 피우며, 슬픈 미소를 지우며  상처와 좌절에 예방주사를 놓으려는 태도는  조금도 우아하지도, 건강하지도 않다.

아래로 아래로 흘러서 마침내 완전 해체되어 미분화의 상태인 엔트로피 상태로 가는 길, 이건 단맛과 선명하고 조잡한 빛깔로 유혹하는 불량 식품 같은 함정일 것이다, 한 발 슬쩍 밀어넣고 빠져들어 가고 싶은....... 그러면 안온하고 나른하게 아래로 아래로 내려가기 시작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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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무비 2004-09-15 18: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섬뜩하고도 유머러스한 그림.
저는 가끔 머리통을 저렇게 뚝 떼어 속을 솔로 좀 박박 문질러
씻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거든요.^^

내가없는 이 안 2004-09-18 0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니까 이 그림을 머리 아랫부분이 안온하게 아래로 아래로 내려가는 거라고 봐야 하나요, 아님 재능없음을 안타까워 하면서 머리만이라도 위로 위로 끌어올리는 거라고 봐야 하나요... ^^ 이 그림 맘에 들어요. 머리라는 게 가끔 이렇게 분리 가능한 거라면 얼마나 좋을까요. 히힛. 그림 설명도 해주시지... ^^

2004-09-19 1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꼭 누구 그림인지가 궁금하답니다..저도 종종 머리를 떼어내 도대체 정말 내 머릿 속은 똥이 얼마나 차있는지 확인해 보고 싶을 때가 있는데..흑. 스캇펙 책은 남김 없이 다 읽었어요..(이런 멘트가 쓰고 싶습니다.^^&&) 창가의 침대라...창가의 침대에서 게으르게 책장을 넘기고 싶군요!

에레혼 2004-09-19 13: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흙흙
저도 이 그림의 작가와 제목을 모른답니다
저렇게 하고 싶은 순간이 얼마나 잦은지..... 다들 공감하는 그림인데......
나중에라도 알게 되면 캡션을 달아놓을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