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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부터 고유명사에 약했다.
그래도 괜찮았다.
왜냐하면 우리 집이 다 그렇다.
사돈의 팔촌 이름까지 다 외우시는 아부지는 예외지만
울 어머니 대구에서 사시고도 대전하고 헷갈리셨고,
전주와 진주는 기본이구, 이해 안가는 건 맨드라미와 민들레를 헷갈리셨다.
울 외할아버지는 자식 11명의 이름을 제대로 불러주신 적이 거의 없으시고,
울 외삼촌과 이모들은 그냥 우리들을 다 누구딸로만 부른다.
그런 분위기에서 산 나는 남들이 다 신기해하며, 정말 사학과세요 하더라도,
철저하게 고유명사는 건너뛰면서 산다.
어렸을 때부터 책을 읽을 때 이름을 제대로 읽은 적은 없다.
글자수마저 비슷한 우리 나라 사람들 이름은 당연히 못 외우고,
-난 안정훈 안정환 안정 그런 시리즈 절대 못 외운다.^.^;;
일본 이름들은 부르는 명칭이 너무 다양해 못 외우고,
외국 소설들은 어떤 인간들은 성을 부르고, 이떤 인간들은 이름을 불러서 제대로 읽지도 않는다.
그래도 왠만하면 등장인물 그리 헷갈리지 않았었는데,
물론 내가 이 책을 쉬엄쉬엄 읽기는 했지만,
이 소설 속의 사람들이 헷갈렸다.
그래서 다 읽은 지금은 탐정이 아처였던 것만 기억나고,
가족관계도 이해가 안가고,
누가 죽었는 지도 잘 모르겠다.
심각하다.
이 정도면 도저히 집안 가풍이라고 우길 수 없는 선에 도착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