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ggie Taylor
아시는 분은 다 아시겠지만, 저랑 띠 동갑인 시누(이하 언니, 미혼)가 지금 중국 심천(홍콩 옆에), 심천 대학에 교환강사로 1년간 가 있거든요. (내년 1월까지)
그래서 4월달에 한 20일 정도 언니한테 놀러가서 계림도 가고 마카오도 가고 홍콩도 가고 두루 놀고 왔지요. 아껴 아껴 쓴다고 썼는데도 170만원 정도는 쓴 거 같아요. 오래 있으면서 약간씩 맘 상한 부분도 있었구요. (뭐 그거야 시간 지나니 괜찮아졌습니다만)
그런데 오늘 오랜만에 전화를 해서 이야기를 한참 하다가
10월쯤 한번 더 오면 이것도 먹고 저것도 하자는 말이 또 나왔길래, 이번에 짚고 넘어가야지 싶어
못 갈 가능성이 크다고.
올해 워낙 돈도 많이 썼고, 이번달엔 신랑쪽 지출이 커서 집에 들어온 돈이 별로 없고
담달(이젠 이번달이죠?)엔 명절도 있고 제사도 있고
이래저래 돈 들어갈 일도 많아서, 아-무리 적게 잡아도 60만원은 들 여행 경비 빼기도 힘들고
일년에 몇 번씩이나 혼자 여행 가는 것도 여러 사람에게 눈치가 보인다 했더니
다른 데서 아껴서 오라고 (어디서 두 달만에 그 돈을 아껴! 명절도 꼈는데! 칠래 팔래 아무렇게나 돈 쓰고 다니는 줄 아시나! 버럭!)
4-5일만 놀다 가면 되잖겠느냐고
왔다가 들어갈 때 자기 짐도 좀 갖다 놔 달라고
추석 때 시댁에다 돈 적게 드리고 오라는 겁니다.
돈 없다고 시댁에 돈 적게 드려놓고, 4-5일 놀자고 6-70 쓰면 시댁에서 참 예뻐라 하시겠죠?
속으로 발끈했지만, 한참 손위시누에게 언성을 높일 수도 없고, 그저 그럴 수는 없다고 했더니
자기가 얘기해 놓겠다지 뭐에요. 에휴.. 딸이랑 며느리랑 같은 줄 아나... - _ -;;
사실, 홍콩으로 가서 4박 5일 놀면 모를까 심천으로 들어가면 놀 거리도 없고 심심하거든요.
4-5일 놀면서 그 돈 쓰느니 차라리 다른 데 쓰겠다 싶기도 하고.
근데 아----무리 사양을 하고 또 설득을 해도
굳이. 굳이. 오라고 오라고 같은 말을 되풀이하니 정말 머리에서 김이.. 모락모락.. 으휴..
한참 이야기하면 그래, 힘들겠다..... 그래도 와라- 나 심심해 죽겠어-
그래서 또 한참 이야기하면 야아, 그래도 와라- 와라- 의 연속.....
(국제 전화 1시간 했어요. ㅠ_ㅜ)
끝도 없을 것 같아서 생각해 보겠다고 하고 넘겼는데,
신랑은 속도 모르고 그럼 갔다 와, 그러잖아요. 내 참. ㅡ _ -
(막상 혼자서 놀고 오면 나중에 뭐라 한 소리 할 거면서. 누가 모르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