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아주 먼 나라에
아름답고, 독립적이고, 자신감 넘치는 한 공주가 있었네.
생태학에 관한 문제를 골똘히 생각하던 어느 날
공주는 우연히 개구리와 마주쳤다네.
성에서 멀지 않은 푸른 풀밭,
오염되지 않은 연못가에서.
개구리가 공주의 무릎 위로 뛰어오르면서 말을 걸었지.
공주여, 저는 원래 이웃나라의 왕자랍니다.
사악한 마녀가 주문을 걸어서 이렇게 만들어버렸지요.
하지만 당신이 내게 키스를 해준다면
나는 다시 예전의 잘생긴 왕자로 돌아갈 수 있답니다.
그러면, 공주여, 우리는 당신의 성에서 결혼을 하고
멋진 가정을 꾸릴 수 있을 거예요.
그곳에서 당신은 나의 식사를 준비하고,
내 옷을 빨고, 내 아이를 낳으면서,
영원히 행복하고 감사한 마음으로 살아갈 수 있을 겁니다.
그날 저녁, 살짝 튀긴 개구리 뒷다리를 씹으면서,
공주가 말했다.
미친 자식,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156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