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르니에 [ 일상적인 삶]

 

 

20세기 후반을 산 프랑스인이면서도 동양적 정서와 감수성을 아울러 갖춘 그의 독특한 사유는 이따금씩은 일상의 것들을, 삶과 죽음에까지 이르는 자못 숙명적인 주제와도 결부시켜 나름의 성찰을 끌어낸다.

파르시 교도의 시신이 그 위에 널려 독수리들에게 내맡겨지는 인도의 <침묵의 탑>을 두고서 저자가 제시하는 이중적 의미 - 생명의 원천인 동시에 영원한 죽음인 침묵 - 의 환기는 아마도 우리 삶의 일상적 현상으로부터 아득히 먼 곳에서 불러오는 것임에 틀림없다.

"묵은 생명의 원천이다. 봄베이 만(灣)과 시가지 전체가 가장 아름답게 내려다보이는 <침묵의 탑>에 그 이름을 빌려준 저 피해 갈 수 없는 침묵에 육신을 넘겨버리기 전까지는 말이다"

*

번역을 시작한 지 수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이 책을 내놓게 되어, 마냥 기다려준 민음사에 그리고 무엇보다도 기다리던 독자들에게 송구할 따름이다. 역자에게 이 책의 번역은 그간 또 하나의 일상이었다.

민음사 편집부의 고마움도 잊을 수 없다. 서양어 고유의 어법과 논리, 그리고 텍스트 속에 저자가 심어놓은 긴장을 최대한 살리려 했던 역자에게 편집부에서 맞세운, 우리말의 자연스러운 흐름과 편안한 문장 전개라는 거부할 수 없는 당위가 빚어낸 둘 간의 긴장이 없었더라면 이만한 모습으로 책이 나올 수는 없었을 것이다. - 김용기(옮긴이)

 

무슨 묵? 메밀묵? 청포묵? @ㅂ@??  큭큭. 한 자 빠졌다고 이렇게 우스워지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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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리꼬 2005-01-10 16: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도루묵입니다. 어렵고 진지하게 쓴 책 소개가 말짱 도루묵이 되었죠..

비연 2005-01-10 18: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메밀묵 사려...ㅋㅋㅋ


딸기 2005-01-10 18: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하하하하!

숨은아이 2005-01-10 2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하!

(그런데 "서양어 고유의 어법과 논리, 그리고 텍스트 속에 저자가 심어놓은 긴장을 최대한 살리려 했던 역자에게 편집부에서 맞세운, 우리말의 자연스러운 흐름과 편안한 문장 전개라는 거부할 수 없는 당위가 빚어낸 둘 간의 긴장이 없었더라면" -> 이 부분을 보아 하니 편집 과정에서 옮긴이랑 교정 본 이랑 엄청 싸운 모양이로군요. ^^)

진/우맘 2005-01-11 0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지적보다 코멘트가 더 웃겨요. 도루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