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이 갔대서 그가 지녔던 많은 생각과 계획마저 사라지는 건 아닐테다.
그건 물론 전적으로 우리의 몫이지만.
그가 감정에 휘둘릴 때 냉정한 승부를 못했던 만큼 우린 좀 더 이성적으로 싸워나가야 한다.
그리고 가지치기하다 몸통 자르는 일도 없어야 한다.
내가 노무현에게 배우는 세 가지다.
<한겨레>에서 올 한국 영화 가운데 최고의 영화라고 뽑았던데, 좋은 영화인 것만은 분명하다.
추리물이라는 갈래탓도 있겠지만 영화 보며 내가 아는 한의 심리학 이론으로 영화의 종지가 해석될 때 그닥 즐겁지는 않다.
수업 듣듯 영화 보는 게 마냥 즐겁지는 않아서다.
4장에서 사르트르는 문학의 과제를 이렇게 말한다.
"자율성을 지키면서도 계급 없는 사회의 도래를 위해서 역사 속에 적극적으로 끼여드는 것"
'1947년 작가의 상황'장에서 하는 말이니 당시의 유럽과 소련을 생각하면 무척 절실한 문제였으리라.
판단이야 제 나름의 몫이겠지만 절실함이 실현으로 곧장 이어지지 않았다는 역사의 가르침은 배운다.
<해방 전후>는 이태준 소설 가운데 명편이다.
이 소설이 버텨낸 현실이 이후 우리의 실제 현실이 된다.
이후 이태준의 비극적 삶을 예감케도 하는 소설이다.
난 자신이 잘 이해하지도 못하는 이념에 끌려가는 소시민의 모습을 보기도 한다.
이태준(1904-?)
중학생 두엇에게 이 영화가 어땠냐고 묻자, 지루했다고 말했다.
보고난 느낌은 썩 괜찮은 영화라는 거다.
그들보다 내가 나이가 더 많아서 지루하진 않았나 보다.
작위적인 면도 몇 군데 있지만 영화의 갈래상 특징이려니 하고 끝까지 보았다.
내겐 나이 먹은 증거가 되는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