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북] 책의 날 기념, 10문 10답 이벤트!
1. 개인적으로 만나, 인생에 대해 심도 있게 대화를 나누고픈 저자가 있다면?
: 가스똥 바슐라르. 천국이 진짜 도서관 모양인지 묻고 싶다. 그의 <몽상의 시학> 서문에 이런 구절이 있다. "저기 하늘에서는, 천당이란 거대한 도서관이 아닐까 싶어서다. 그래서 아침부터 내 책상 위에 쌓인 책 앞에서 독서의 신에게 나는 게걸스런 나의 독자의 기도를 드린다. '오늘도 우리에게 일용할 굶주림을 주시옵고.'"(<몽상의 시학> 김현 옮김, 홍성사, 1978)
2. 단 하루, 책 속 등장 인물의 삶을 살 수 있다면 누구의 삶을 살고 싶으세요?
: 프리모 레비의 아우슈비츠 기록인 <이것이 인간인가>. 죽음을 앞두고 단테의 <신곡>을 이태리어와 불어로 주고 받은 레비와 프랑스 청년이 진정한 '인간'이라는 생각을 한다.
3. 읽기 전과 읽고 난 후가 완전히 달랐던, 이른바 ‘낚인’ 책이 있다면?
: 이광주의 <아름다운 지상의 책 한 권>. 시종일관 별스런 얘기가 없는 책이다. 정민의 <미쳐야 미친다>. 제목에 낚였다 후회하느라 미칠 뻔 했다.
4. 표지가 가장 예쁘다고, 책 내용과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는 책은?
: C.S.루이스의 <우리가 얼굴을 찾을 때까지>. 김원숙 화백이 루이스의 이 소설을 읽고 그린 그림이라는데 내용과 어울려 소설의 의미를 뜻 깊게 해주었다.
5. 다시 나와주길, 국내 출간되길 학수고대하고 있는 책이 있다면?
: 조지프 콘라드를 다룬 에드워드 사이드의 박사 논문(Edward W.Said, <Joseph Conrad and the Fiction of Autobiography>, Columbia Univ. Press, 2007). 과연 출간이 될까? 아쉬운 대로 뒤의 책이라도 어떻게......(Edward W.Said, <The Pen and the Sword>, Consortium Book, 2010)
6. 책을 읽다 오탈자가 나오면 어떻게 반응하시는지요?
: 아끼는 필자나 출판사라면 게시판에 댓글을 달기도 함. 아주 가끔.
7. 3번 이상 반복하여 완독한 책이 있으신가요?
: 왕멍의 소설 <변신인형>과 C.S.루이스의 <고통의 문제>. 삶이 괴로울 때 한 번씩 들춰보는 책들이다.
8. 어린 시절에 너무 사랑했던, 그래서 (미래의) 내 아이에게 꼭 읽어주고 싶은 책?
: 셀마 라게를뢰프의 <닐스의 신기한 모험>. 휴 로프팅의 <돌리틀 선생 항해기>. 그 땐 이 여행들이 그리 즐거워 보였다.
9. 지금까지 읽은 책 가운데 가장 두꺼운(길이가 긴) 책은?
: 문학과지성사판 오승은의 <서유기>(전 10권), 홍명희의 <임꺽정>(전 10권). 권수로는 이노우에 다케히코의 <슬램덩크>(전 24권)가 최고다.
10. 이 출판사의 책만큼은 신뢰할 수 있다, 가장 좋아하는 출판사는?
: 가장 좋아하는 건 그렇고 에드워드 사이드의 선집을 출간하는 마티의 책을 좋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