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이상한 소리 - 일본 ㅣ 창비세계문학 단편선
나쓰메 소세키 외 지음, 서은혜 엮고 옮김 / 창비 / 2010년 1월
평점 :
미야모토 유리코의 중편(<가난한 사람들의 무리>)을 넣은 건 창비의 진보적 지향성이 세계문학선집에도 드러나는 거라 봐야겠다. 국내 초역이고 문학사에서도 잘 다루지 않는 작가인데 진기한 경험을 했다. 하지만 내용을 놓고 보자면 후한 점수를 주기는 어려울 듯 하다. 나프(프로) 문학의 모습을 확인하는 자리로 의미가 있겠다. 고바야시 다키지의 <게공선>을 읽고 난 후의 허허로운 느낌과 비슷하다. 물론 고바야시 다키지도 나프 계열의 작가이지만.
꽤 이채로운 건 다니자키 준이치로다. <이단자의 슬픔>에도 특유의 악마성은 보이지만 자전을 동반하니 독자로서 이해의 폭이 넓어진다. 그의 소설 속 인물들의 악마성을 이해하는 데 보탬이 되는 좋은 소설인 듯 싶다.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장편(掌篇)소설은 전형적인 일본 소설의 모습이다. 허허로운 시공간 속을 헤매는 가운데 여운을 남기는데 편폭을 늘리면 그저 <설국>이 될 듯하다. 문학과지성사에서 얼마 전 번역 출간된 <손바닥소설>은 가와바타 장편소설의 모음집이다. 20대 때부터 40여년 간 장편소설을 썼다는데 그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듯하다. 읽어봐야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