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기 인문 B조 마지막 도서 : 우리가 싫어하는 생각을 위한 자유
우리가 싫어하는 생각을 위한 자유 - 미국 수정헌법 1조의 역사
앤서니 루이스 지음, 박지웅.이지은 옮김 / 간장 / 2010년 8월
평점 :
절판


  미국 수정헌법 제1조이다.  

   
  의회는 국교를 설립하거나 종교의 자유로운 실천을 금지하는, 그리고 의사표현의 자유나 언론의 자유, 또는 사람들이 평화롭게 회동할  수 있는 권리와 불만사항의 시정을 정부에 청원할 수 있는 귄리를 제한하는 그 어떤 법도 만들 수 없다.  
   

  제1조를 비롯한 수정헌법의 첫 10대 조항은 1789년에 발의되어 1791년에 비준되었다. 수정헌법은 일명 귄리장전으로도 불리는데, 1787년 미연방 헌법에는 귄리장전이 없었기 때문이다. 귄리장전이 추가되는 2년 사이 격렬한 논쟁이 인다. 논쟁은 이런 것이다. 연방헌법을 기초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던 제임스 매디슨 같은 사람은 헌법에 실린 다른 조항들-이를테면 정부의 권한-이 소홀히 여겨질까 걱정했다. 반면 권리장전의 도입을 주장한 사람들은 정부의 과도한 권한을 우려하며 시민의 권리를 옹호했다. 2년 사이 이들이 했던 논쟁은 <우리가 싫어하는 생각을 위한 자유(Freedom For The Thought That We Hate)>에서 말하듯 200년 이상 계속되고 있다.   

  미국 헌법에 대해선 <페더랄리스트 페이퍼(The Federalist Papers)>를 읽으며 잠깐 공부한 적이 있다. '연방주의자 교서' 정도로 번역될텐데 미국에선 독립선언문, 헌법과 더불어 미국 정치사에 있어 가장 권위있는 글로 여겨진다. 제임스 매디슨과 더불어 알렉산더 해밀턴과 존 제이가 작성한 글인데 정부의 구성과 권한에 대한 교서이다. 앞서 말한대로 연방헌법의 기초가 되는 이 책엔 의사표현과 언론의 자유에 관한 내용이 거의 없다.

  <우리가 싫어하는 생각을 위한 자유>의 저자 앤서니 루이스는 연방헌법 제정 이후 수정헌법 제1조가 명시한 의사표현과 언론의 자유를 미국 사회가 어떻게 운용하여 왔는지 보여준다. 이 역사를 기억해야 할 이유는 우리 역시 비록 짧은 기간이지만 이 자유를 위해 싸워왔기 때문이다. 힘겨이 얻어낸 자유가 쉽사리 사라지는 모습을 나만이 자주 목격하는 것은 아닐테다. 앤서니 루이스가 지적하듯 "의사표현과 언론의 자유는 외면의 자유일 뿐만 아니라 내면의 자유이기도 하다." 표현의 자유는 곧 사상의 자유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김두식 교수가 한 강연회에서 이런 말을 했다. "표현의 자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려는 사람들이 우리 마음 속에 두려움을 심는 거예요. 이 말 하면 잡혀갈지도 모르는데, 누가 명예훼손 당했다던데. 표현의 자유라는 건 정부와의 싸움이라기 보다는 자기 마음안에 있는 두려움과의 싸움이구요." 결국 표현의 자유에 대한 구속은 우리 내면의 사상도 스스로 검열하게끔 한다. 진정 두려워 할 것은 자신에 대한 검열이다. 스스로 하는 검열 앞에선 헌법이고 무엇이고 없다.

 

        Anthony Lewis(1927-)


댓글(10) 먼댓글(0) 좋아요(2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반딧불이 2010-10-16 2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국가에 대한 정의부터 하고 들어가는 우리나라 헌법과는 참 다르네요.

파고세운닥나무 2010-10-17 10:18   좋아요 0 | URL
본문에서도 말씀드렸지만 미국 헌법의 역사는 정부(국가)의 권한과 시민의 권리간의 싸움인 듯 합니다.
미국 헌법 제1조에 의회의 권한을 제한하고 시민의 권리를 명시하는 건 큰 의미가 있다는 생각입니다. 삼권 분립과 더불어 정부의 권한 역시 시민으로부터 나온다는 의미이니까요.

다이조부 2010-10-17 1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김두식교수 강연회가 있다길래 신청은 했는데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네요.

며칠전에 삼성을 생각한다 를 읽었습니다. 제법 두꺼운 책인데도 완독하는데는

며칠 안걸리더군요.

아참~ 혹시 2008년 문학동네 겨울 호 시간 나시면 한 번 보세요. 김종철선생이랑

이문재씨가 대담을 하는데 주인장이 생각나더군요. 2년 이라는 시차에도 여전히 읽을만한

가치가 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파고세운닥나무 2010-10-17 13:12   좋아요 0 | URL
이문재씨는 생태시도 쓰고 하니까 대담의 상대가 될듯 합니다. 한번 찾아볼게요^^
김두식 교수가 학기중인데도 강연을 많이 하는군요? 책도 그렇지만 강연도 참 위트 있고 재미있던데요^^ 좋은 시간이 될듯 합니다!

다이조부 2010-10-18 09: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제 녹색평론 작년 7~8월 호를 보는데 박경미씨의 글을 봤습니다.

주인장을 통해서 알게된 사람의 글이라 꼼꼼히 봤는데, 다른 글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하더군요.


파고세운닥나무 2010-10-18 11:13   좋아요 0 | URL
<마몬의 시대, 생명의 논리> 한 번 읽어보시면 좋을 듯 합니다.

저는 박경미 교수가 번역한 책들도 한 번 찾아 읽어보려 합니다.

다이조부 2010-10-19 18: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외수의 책을 읽었어요. 이런 구절이 있더군요.

"중국에서 다년간 공부를 하고 돌아온 아들놈을 보면 혹시 저 자식도 짝퉁이 아닐까 하는

불안감이 생길 때가 있다"

중국은 정말 짝퉁의 천국이라고 언론에서 보도되는 것을 종종 접하지만, 이 대목에서

불편한 감정이 들더군요. 대학시절에 한창 인기 좋던 괴물 을 읽어봤는데 이건 뭥미

싶더군요.


파고세운닥나무 2010-10-20 13:07   좋아요 0 | URL
그러잖아도 중국산 치킨 관련해 이외수씨가 회자되더군요.
작가로서 갖는 이외수씨의 염결함은 존중하지만, 제겐 그의 글이 매력적으로 다가오진 않아서요. 실은 그의 책은 단 한권도 읽어본 적이 없어요.
말씀하신 대목은 저도 좀 불편하네요.

비와구름 2010-10-26 2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이외수 작가가 염결하다.. 이외수 작가의 과거를 모르고 하시는 말씀이신것 같습니다. 여학생들과 모텔을 전전하며 대마초를 하던 사람이 이외수 입니다.
언제부턴가 그가 매스컴에 오르내리며 작품이 베스트 셀러가 되기 시작하더군요.
대작가라는 이름아래 지자체에서 집과 작품활동에 대한 지원을 받으면서도, TVCF활동 까지 하고, 그러면서도 어떤 선행에 대한 소식은 없는 반면 인터넷 누리꾼들이 관심가질 법한 뉴스에는 꼭 트위터나 뭐다 해서 이슈를 남기려 하는 듯 보이더군요

파고세운닥나무 2010-10-26 21:59   좋아요 0 | URL
'작가로서'라는 말을 덧붙였는데 말이죠. 그가 글에 대해 갖는 신념의 염결함을 말하는 거였어요. 작가의 사생활에 대해선 알지 못하구요.
몰랐던 사실을 일러주셔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