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은 어떻게 작동하는가 - 과학이 발견한 인간 마음의 작동 원리와 진화심리학의 관점
스티븐 핑커 지음, 김한영 옮김 / 동녘사이언스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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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인간 본성에 내포되어 있다고 가정하는 두 번째 의미, 즉 인간의 비열한 동기들이 선천적이라면 그렇게 나쁘지 않은 것일 수 있다는 개념의 오류는 너무나 명백해서 이름까지 붙어 있다. 자연 속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은 옳다고 보는 자연주의적 오류가 그것이다. 야생 다큐멘터리를 보면 모든 생물이 크고 작은 행동을 통해 생태계의 조화와 더욱 큰 이익에 봉사한다는 해설이 등장하지만, 이런 낭만적인 헛소리는 잠시 잊기로 하자. 다윈이 말한 것처럼, "악마의 사도가 쓴 위대한 책에는 꼴사납고, 사치스럽고, 어줍고, 지독하게 잔인한 자연의 산물들이 얼마나 많이 등장하는가!" 대표적인 예가 맵시벌이다. 맵시벌은 다른 종의 애벌레를 마비시키고 그 몸속에 알을 낳는데, 알에서 부화한 맵시벌은 살아 있는 애벌레를 안에서 부터 천천히 파먹고 성장한다.
-9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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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은 어떻게 작동하는가 - 과학이 발견한 인간 마음의 작동 원리와 진화심리학의 관점
스티븐 핑커 지음, 김한영 옮김 / 동녘사이언스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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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적 차이와는 무관한 정치적 성차이에 대해 최후의 한 마디를 던지려면 글로리아 스타이넘의 말에 주목해야 한다. "사실 남자의 성기나 여자의 성기를 필요로 하는 직업은 많지 않다. 그 밖의 모든 직업은 평등하게 개방되어야 한다."
-9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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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은 어떻게 작동하는가 - 과학이 발견한 인간 마음의 작동 원리와 진화심리학의 관점
스티븐 핑커 지음, 김한영 옮김 / 동녘사이언스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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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목표와 유전자의 목표를 혼동한 데에서 갖가지 오해가 발생해 왔다. 성의 진화를 다룬 책에서 한 평론가는 인간의 간통은 당사자들이 피임 대책을 세우기 때문에 동물의 간통과는 달리 유전자를 퍼뜨리기 위한 전략일 수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우리는 누구의 전략을 말하고 있는가? 성적 욕구는 유전자를 증식하기 위한 사람의 전략이 아니다. 사람의 전략은 섹스의 즐거움을 얻는 것이고, 섹스의 즐거움은 유전자를 증식하기 위한 유전자의 전략이다. 만일 유전자가 증식에 실패한다면, 그것은 우리가 유전자보다 더 똑똑하기 때문이다.-83쪽

동물의 감정에 관한 어느 책에서는 다음과 같이 개탄한다. 즉, 생물학자들의 말처럼 이타주의가 친족을 돕거나 호의를 교환함으로써 유전자의 이익에 봉사하는 것이라면 실제로는 결코 이타주의가 아니라 일종의 위선이라는 것이다. 이 역시 혼동의 산물이다. 청사진에서 청색 건물이 나오지 않는 것처럼 이기적인 유전자에서 반드시 이기적인 유기체가 나오진 않는다. 뒤에서도 보겠지만 때때로 유전자가 벌이는 가장 이기적인 행동은 이기심 없는 뇌를 조립하는 것이다. 유전자는 연극 속의 연극이지 배우의 내적 독백이 아니다.

-8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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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은 어떻게 작동하는가 - 과학이 발견한 인간 마음의 작동 원리와 진화심리학의 관점
스티븐 핑커 지음, 김한영 옮김 / 동녘사이언스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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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설계 뒤에 숨은 궁극적인 목표는 그 마음을 창조한 유전자의 복사본을 최대한 많이 퍼뜨리는 것이다. 자연선택은 복제하는 실체들의 장기적인 운명, 즉 여러 세대에 걸쳐 안정된 정체성을 보유하는 실체들만을 보살핀다. 그리고 복제의 결과를 통해 자기 자신의 복제 가능성을 강화시키는 복제자들이 우위를 점하게 될 것이라고 예측한다. "누가 혹은 무엇이 적응의 혜택을 누리는가?" 그리고 "생물체의 설계는 누구를 위한 설계인가?"라는 질문에 자연선택론은 바로 장기적이고 안정된 복제자인 유전자라고 대답한다. 심지어 우리의 몸이나 우리의 자아도 설계의 궁극적 수혜자가 아니다. 굴드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다윈이 말한 '개별적인 번식의 성공'은 무엇인가? 그것은 자신의 몸을 다음 세대로 전달하는 것이 결코 아니다. 특히 이런 의미에서는 어느 누구도 그렇게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자연선택이 유전자를 선택하는 기준은 유전자가 만들어 낸 신체의 품질이지만, 미래를 위해 선택되어 생존경쟁을 벌이는 주체는 땅속에 묻히면 흙으로 돌아갈 신체가 아니라 그 품질을 다음 세대로 전달하는 유전자다.-81쪽

몇 명의 반대자가 있긴 하지만(굴드 자신도 그중 한 명이다) 유전자 중심의 관점은 진화생물학에서 우세한 관점으로 자리잡았고, 지금까지 놀라운 성공을 거두었다. 그 관점은 예컨대 생명은 어떻게 탄생했는가, 세포는 왜 존재하는가, 신체는 왜 존재하는가, 섹스는 왜 존재하는가, 게놈은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가, 왜 동물은 사회적으로 교류하는가, 의사소통은 왜 존재하는가와 같은, 생명에 대한 가장 심오한 질문을 던지고 그 답을 구하고 있다. 뉴턴의 법칙이 기계공학자들에게 필수적인 것처럼, 유전자 중심의 관점도 동물의 행동을 연구하는 과학자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도구다.
-8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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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핑커 지음, 김한영 옮김 / 동녘사이언스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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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은 수천 세대에 걸쳐 일어난다. 인간은 지구상에 존재한 99퍼센트의 시간 동안 소규모 유목 무리를 이루고 식량채집을 하며 살았다. 우리의 뇌는 농경과 산업 문화라는 신제품이 아니라 까마득한 옛날의 생활방식에 맞게 진화했다. 우리의 뇌는 익명의 군중, 학교 교육, 글자로 씌어진 언어, 정치, 경찰, 법원, 군대, 현대 의학, 형식적인 사회제도, 첨단 기술 등과 같이 인간 생활에 갓 들어온 것들에 잘 대처하도록 배선되지 않는다. 현대인의 마음은 컴퓨터시대가 아니라 석기시대에 맞춰져 있기 때문에 우리의 모든 행동을 굳이 적응의 관점에서 설명하려고 애쓰지 않아도 된다. 우리 조상들의 환경에는 예컨대 오늘날의 종교 단체, 입양 기관, 제약 회사같이 적응에 반하는 선택을 하게 만드는 제도가 없었고, 아주 최근까지도 유인 요소들을 거부하게 만들 선택압력이 없었다. 혹시라도 홍적세의 사바나에 피임약이 달린 나무가 있었다면 우리는 그것을 독거미처럼 무서워하도록 진화했을 것이다.-7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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