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의 산 -상 을유세계문학전집 1
토마스 만 지음, 홍성광 옮김 / 을유문화사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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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줄긋기)

 

 

"그러면 됐어." 한스 카스토르프는 말을 계속했다. "말한다는 것은 가련한 일이지. 영원 속에서는 말 같은 건 필요하지 않아. 영원 속에서는 새끼 돼지를 그릴 때처럼 하는 거야. 말하자면 머리를 뒤로 젖힌 채 두 눈을 감고 하늘을 쳐다보는 거야."

 

"아주 재미있는 표현이네! 너는 영원에 대해 잘 알고 있구나. 정말이야. 아주 잘 알고 있어. 네가 귀여운 몽상가이고 참 호기심이 많은 사람이라는 것은 인정해야겠어."

 

"게다가 또. 내가 좀 더 일찍 너와 대화를 나누었다면 너를 당신이라고 불렀을 거야."

 

"아니, 그럼 이제부터 나를 영원히 너라고 부를 작정이야?"

 

"응. 지금까지 그렇게 부르고 있었고, 앞으로도 영원히 그렇게 부를 거야."(641쪽)

 

 - 토마스 만, 『마의 산_상권』, 《제5장》, <발푸르기스의 밤>

 

(나의 생각)

이 장면이야말로 『마의 산』에서 가장 아름답고도 짜릿한 장면이다. 먼 훗날 '어느 시인'이 이 대목을 '시'로 읊었다고 하더라도 조금도 이상할 게 없을 정도로.

 

 * * *

 

 시인은 죽지 않지만

 진실하지 않으면 죽는다는 것을 당신은 아시죠.

 이 칠흑같이 어두운 세상에서

 무엇으로 시에 불을 밝힐까요?

 카스토르프가 마담 쇼샤에게 그랬듯이

 오늘 밤 서로에게 불을 밝혀요.

 

 - 아틸라 요제프,  <토마스 만을 환영하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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