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의 반역
오르테가 이 가세트 지음, 황보영조 옮김 / 역사비평사 / 2005년 5월
장바구니담기


삶의 본질 그 자체와 접촉하지 않는 것이 위험요소이자 문제의 근본이다. 인간의 삶 중에서 등장할 수 있는 가장 모순적인 삶의 형태가 '자만에 빠진 철부지'이다.

그는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하기 위해 태어난 인간이다. 실제로 '부모 슬하의 자녀'는 이런 환상을 갖는다. 우리는 그 까닭을 잘 알고 있다. 가족 내에서는 어떤 큰 잘못을 범해도 전혀 벌을 받지 않기 때문이다. 가족 세계는 상대적으로 인위적이기에, 사회나 외부 세계에서는 자동적으로 파국적이고 피치 못할 결과를 초래할 행위들이 묵인된다. 그러나 '철부지'는 집밖에서도 집안에서처럼 행동할 수 있다고 보며, 돌이킬 수 없고 취소할 수 없는 치명적인 것이란 아무 것도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는 자신이 좋아하는 것은 뭐든 해도 좋다고 여긴다. 이 얼마나 엄청난 오류인가!

* 가정과 사회의 관계는, 크게 보면 국가와 국제사회의 관계와 같다. '철부지주의'가 보여주는 가장 명백하고 대규모적인 현상 가운데 하나는 일부 국가들이 국제사회 속에서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하기로' 결정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순진하게도 '민족주의'라고 불리고 있다. 나는 국제주의에 대한 맹종에도 반대하긴 하지만, 아직 덜 성숙한 국가들의 일시적인 '철부지주의' 또한 어리석은 짓이라고 본다.-139쪽


댓글(0) 먼댓글(1)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1. 자만에 빠진 철부지
    from Value Investing 2013-12-18 10:25 
    어제 모처럼 아이들과 함께 저녁을 먹으며 (그 중 셋이서 함께) 소주 3병을 마셨다. 그런데 아이들이 재미삼아 들려준 얘기들은 소위 '금수저나 은수저를 물고 나온 또래들'에 대한 놀라운 이야기들이었다. 나는 그런 '철부지들'을 너무 부러워하지 말라고 아이들을 조금 다독여(?) 주었다. 문득 오래 전에 읽었던 책 속 구절들이 떠오른다. '철부지들'을 부러워해야 할 이유는 없지만 두려워해야 할 이유조차 없다고 생각하면 그것 또한 얼마나 큰 오류인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