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파운드 12실링, 그는 말했다. 그것으로 됐으리라 생각하네.
──── 감사합니다, 선생님, 스티븐이, 수줍어하듯 급히 돈을 모두 쓸어모으면서 그리고 바지 주머니 속에 한꺼번에 집어넣으면서, 말했다.
──── 전혀 감사할 것 없네, 디지씨가 말했다. 자네가 번 것이니까.
스티븐의 손이, 다시 풀려, 공허한 조가비에로 되돌아갔다. 역시 미(美)의 그리고 권력의 상징들. 내 호주머니 속의 한 덩어리: 탐욕과 참담(慘憺)으로 얼룩진 상징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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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임스 조이스, 『율리시스』, <2. 네스토르>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