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과 평화 2 동서문화사 월드북 70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맹은빈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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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는 보통인데...

 

까쩨리나 뻬뜨로브나가 왈츠와 에꼬쎄즈를 타기 시작하고 댄스가 시작되자 니꼴라이는 그의 민첩한 동작으로 더욱더 이곳의 상류 사회를 매료시키고 말았다. 그는 독특하고 분방한 댄스로 모두를 놀라게 하였다. 니꼴라이 자신도 이날 밤의 자기 춤솜씨에 약간 놀랐다. 그는 모스크바에서는 이렇게 추어 본 일이 한 번도 없었고, 이와 같이 너무나 분방한 춤 태도는 버릇없는 악취미라고까지 여겨졌을 것이다. 그러나 여기에서는 모든 사람을 무엇인가 기발한 것으로, 서울에서는 보통인데 시골에 사는 자기들은 아직 모르고 있다고 모두가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놀라게 해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그날 밤 밤새도록 니꼴라이는 현의 어느 관리의 아내이자 파란 눈의 살이 찐 귀여운 금발 미인에게 가장 마음이 끌리고 있었다. 남의 아내는 자기를 위해서 만들어져 있다는 신멋이 든 젊은이들의 순진한 신념으로, 니꼴라이는 이 부인으로부터 떠나지 않고 남편에 대해서도 마음을 터놓고, 그러면서도 속에 무엇인가 있는 듯한 태도를 취하고 있었다. 그들은 마치 자기들, 즉 니꼴라이와 그 남편의 아내는 서로 마음이 잘 맞을 것이라는 것을 두 사람은 말로는 하지 않지만 알고 있다는 듯한 태도였다. 그러나 남편 쪽은 그러한 신념에는 동감이 가지 않는 듯, 애써 니꼴라이에게 언짢은 태도를 취하려 하는 것 같았다. 그런데 니꼴라이의 사람이 좋은 순진성에는 끝이 없었기 때문에, 때로는 남편은 저도 모르게 니꼴라이의 매우 들뜬 기분에 끌려들 뻔 하기도 했다. 그러나 파티가 끝날 무렵에 아내의 얼굴이 점점 빨갛게 상기되어 생기를 띠어 가자 남편의 얼굴은 더욱더 침울하고 창백해졌다. 그것은 마치 활기의 분량이 두 사람에게는 일정하고, 그것이 아내 쪽에서 증가함에 따라서 남편 쪽에서는 줄어드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니꼴라이는 얼굴에 미소를 계속 띠고 안락의자에 약간 몸을 숙이고 앉아, 금발의 여인에게 몸을 가까이 하고 그녀에게 뮤즈네 비너스네 하며 겉치레의 말을 하고 있었다.

 

다리의 위치를 힘차게 바꾸기도 하고 향수 냄새를 사방에 풍기며 상대방 부인과, 자기 자신에게 꼭 맞는 승마 바지에 싸인 자기의 아름다운 다리 모양을 넋을 잃고 바라보며 니꼴라이는 금발의 여성에게, 자기는 이 보로네시에 있는 어느 여성을 유괴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분은 어떤 분이에요?"

 

"매력적이며 여신 같은 분입니다. 그분의 눈은(하고 니꼴라이는 상대 여성을 바라보았다) 파랗고, 입은 산호 같으며, 하얀 살결 ……" 그는 어깨를 보았다. "어깨나 가슴은 다이애나 여신입니다 ……."

 

남편이 두 사람한테로 다가와서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느냐고 어두운 얼굴로 아내에게 물었다.

 

"아! 니끼따 이바노이치." 니꼴라이는 예의 바르게 일어나면서 말했다. 그리고 니끼따 이바노이치도 자기의 농담에 참가해 주기를 바라는 듯이, 그에게도 어떤 금발 미인을 납치하려는 계획을 들려주었다.(1293-1294쪽)

 

 

그분은 어디로 가 버렸을까

그들은 모두 안드레이가 더욱더 깊이, 천천히, 조용히, 자기들 곁을 떠나서 어딘가 멀리 가고 있다는 것을 알아채고 있었다. 그리고 두 사람은 그렇게 되는 것이 당연하고 그것으로 좋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는 고해성사를 받고 성체성사를 받았다. 모두가 그에게 마지막 작별을 하러 왔다. 아들을 데리고 왔을 때, 그는 아들에게 입술을 대고서 옆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것은 괴롭거나 불쌍하다고 생각해서가 아니라 (마리야와 나따샤는 그것을 알고 있었다), 자기에게 요구되고 있는 것은 이것뿐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아들에게 축복을 주라고 하자, 그는 하라는 대로 하고 더 이상 무엇을 하지 않으면 안 되느냐고 묻는 듯이 돌아보았다.


영혼이 떠나가는 육체의 마지막 경련이 일어났을 때, 마리야와 나따샤가 그 자리에 있었다.


“임종이군요.” 안드레이의 육체가 이미 몇 분 동안 움직이지 않고 차가워지면서 두 사람 앞에 누워 있자 마리야가 말했다. 나따샤는 가까이 가서 죽은 눈을 보고 급히 그 눈을 감겨주었다. 그녀는 눈을 감겨 주고 거기에는 키스를 하지 않고, 안드레이의 가장 가까운 추억이었던 것에 몸을 기댔다.


‘그분은 어디로 가 버렸을까? 지금은 어디 계실까?’(1348쪽)

 

 

생각할 수 있는 모든 일 중에서 나폴레옹은 가장 어리석고 파괴적인 것


그는 이러한 것을 하나도 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반대로 눈앞에 있었던 몇 가지 행동 중 가장 어리석고 파괴적인 것을 선택하기 위해 자기 권력을 사용하였다. 나폴레옹이 할 수 있었던 모든 일들ㅡ모스크바에서 월동하는 일, 뻬쩨르부르그 방면으로 나아가는 일, 니지니 노브고로드 방면으로 나아가는 일, 북으로 더 가든가, 남쪽으로 치우쳐 후에 꾸뚜조프가 지나간 길을 따라 후퇴하는 일 등ㅡ생각할 수 있는 모든 일 중에서 나폴레옹은 가장 어리석고 파괴적인 것을 선택하고 말았다. 즉, 군이 약탈하는 대로 내버려둔 채 10월까지 모스크바에 머무르고 나서, 수비대를 남길 것인가의 여부를 결정하지 못한 채 모스크바를 나와 꾸뚜조프에게 접근하면서, 전투도 시작하지 않고 남서쪽으로 향하여 말로야로슬라베쯔에 도착하였다. 그러나 역시 돌파할 기회가 없이 꾸뚜조프가 통과한 길과는 다른 길을 지나 모자이스크 방면으로, 황폐한 스몰렌스크 가도를 지나 후퇴한 것이다. 결과가 나타내는 것처럼 이보다 어리석고, 군에 대한 파괴적인 일은 생각할 수가 없었다. 나폴레옹의 목적이 자기 군을 파멸시키는 데에 있었다고 가정하고, 누구보다 노련한 전술가에게, 러시아군이 무엇을 기도하더라도 그것에는 일체 상관없이 프랑스군을 전멸시킬 방법을 생각해보라고 한다면, 나폴레옹이 한 일보다 더 완전하고 확실한 다른 일련의 행동을 생각해 낼 수는 없었을 것이다.(1369쪽) 

 

 

치명상을 입은 동물의 단말마적인 도약과 경련을 연구하는 것과 마찬가지


전군의 상태는, 마치 자신의 파멸을 느끼고 어떻게 하면 좋을지를 모르고 있는 상처를 입은 동물과 같았다. 모스크바 입성에서부터 군의 괴멸에 이르기까지의 나폴레옹과 그 군대의 교묘한 작전이나 그 목적을 연구하는 것은, 치명상을 입은 동물의 단말마적인 도약과 경련을 연구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상처를 입은 짐승은 바스락거리는 소리를 듣고 사냥꾼의 총소리 쪽으로 돌진하기도 하고 전후로 뛰기도 하여, 스스로 죽음을 재촉하는 일이 흔히 있다. 나폴레옹도 군 전체에 끌려 그와 마찬가지 일을 하였다. 따루찌노 전투라고 하는 바삭거리는 소리가 짐승을 겁먹게 하였다. 그리고 짐승은 앞으로 뛰어나가 총소리 쪽으로 달려갔다가 뒤로 되돌아오고, 또 앞으로 갔다가 뒤로 되돌아와 마침내 모든 짐승과 마찬가지로 가장 불리하고 위험한데도 불구하고, 잘 알고 있는 옛 발자국을 더듬어 뒤로 도망치기 시작한 것이다.


이 모든 움직임을 지휘한 것처럼 여겨지는 나폴레옹은 (뱃머리에 새겨져 있는 조각상이 야만인에게는 배를 움직이는 힘처럼 생각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이 행동의 전체 기간을 통해서, 유개마차 안에 매 놓은 줄을 붙잡고 자기가 마차를 조종하고 있다고 공상하는 어린애와 비슷했다.(1377쪽)

 

 

조그마한 톱니바퀴야말로

기계의 움직임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이 그 움직임을 보고, 그 기계의 가장 중요한 부품은 우연히 그 속에 들어가서 움직임을 방해하면서 이리저리 굴러다니고 있는 나무 부스러기라고 생각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기계의 구조를 모르는 사람들은 이 움직임을 해치고 방해를 하는 나무 부스러기가 아니라, 소리도 없이 돌고 있는 조그마한 톱니바퀴야말로 기계의 가장 본질적인 부분의 하나임을 이해하지 못한다.(139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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